"관련 질환 무려 45개"…흡연율 줄었는데 진료비는 급증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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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조 7000억원이었던 흡연 관련 진료비가 2021년 3조 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31일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은 '담배와 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주제로 한 담배 소송 세미나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흡연과 관련한 질환으로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흡연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를 상대로 53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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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조 7000억원이었던 흡연 관련 진료비가 2021년 3조 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31일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은 '담배와 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주제로 한 담배 소송 세미나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같은 기간 성인 흡연율은 24.2%(남성 43.2%, 여성 5.7%)에서 19.3%(남녀 각각 31.3%, 6.9%)로 5% 가까이 줄었는데 관련 진료비는 2배 넘게 늘었다는 것이다. 과연 사실일까?
4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진료비가 증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흡연과 질환에 관련한 빅데이터가 쌓이면서 연관성이 입증된 질환이 많아졌다. 2014년 진료비 집계에는 호흡기결핵, 간암, 위암 등 주요 암과 파킨슨병,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등 35개가 포함됐지만 지난해는 허벅지 뼈(대퇴골경부) 골절, 잇몸병(치주질환) 등 10개가 늘어 총 45개가 됐다. 건보공단은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와 선행연구를 통해 흡연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된 56개 질병군을 선별하고, 이 중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성이 확인된 질환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진료비' 자체의 증가다. 몇 년 새 고가의 항암제 등 효과적인 신약이 속속 도입되면서 1인당 진료비가 증가했다.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전체 환자 수와 1인당 의료기관 방문 횟수도 덩달아 늘었다. 다만, 전체 환자를 모두 진료비 집계에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건보공단은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진료비 분석에는 연령·비만·신체 활동량과 같이 질병에 미치는 다른 요인을 보정한 후 비흡연자 대비 흡연자의 질병 발생 위험도와 흡연율을 동시에 고려해 '흡연으로 인한' 질병 부담만을 산출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흡연의 위험성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선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는 "흡연자의 폐암 발생 기여도가 소세포암은 97.8%, 편평상피세포암은 95.9%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다"면서 "담배 소송 대상자들의 폐암과의 인과성이 부정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김관욱 교수는 "폐암의 일반적인 잠복기는 최대 30년"이라면서 "과거 우리나라의 사회적 흡연 환경과 흡연자 진술을 토대로 봤을 때 담배의 위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흡연과 관련한 질환으로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 흡연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를 상대로 53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11월 1심 재판부는 "소송대상자(흡연자) 개개인의 생활 습관과 유전, 주변 환경, 직업적 특성 등 흡연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정 이사장은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기에 담배 소송의 1심 결과가 매우 아쉽다"면서 "소송 승소와 효과적인 금연 정책 추진을 위해 전문가와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도 사법부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공단은 "향후 1심에서 제출된 증거가 담배 소송 항소심에서 면밀히 검토되도록 재판부를 설득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담배회사의 내부 연구문서 등 추가적인 증거를 찾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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