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포스코인터, 아프리카서 음극재용 흑연 연 9만t 확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프리카에서 2차전지 음극재 원료로 쓰이는 흑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대응으로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속도를 내는 차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8일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서 캐나다 광업회사 넥스트소스와 몰로 흑연광산 공동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몰로 광산에서 생산되는 인상흑연(연간 3만t)이나 구형 흑연(연간 1만5000t)을 10년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상흑연은 절연성이 풍부해 2차전지 음극재로 쓰일 수 있는 천연흑연이다. 구형 흑연은 천연흑연을 2차전지 음극재 제조에 쓰려고 입자 모양을 구형으로 재가공한 흑연이다.
이번에 확보한 흑연은 그룹 내 2차전지 사업회사인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을 이용해 2차전지용 음극재를 대량으로 생산, 국내외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넥스트소스가 소유한 마다가스카르 몰로 광산은 흑연 매장량이 2200만t에 달하는 대형 광산이다. 올해 2월부터 1만7000t 생산 체계를 구축해 상업 생산을 시작했으며, 2026년부터는 연간 생산량이 15만t 이상으로 늘어난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일에는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호주 블랙록마이닝과 이 회사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마헨지 광산의 천연 흑연 구매 권한 물량을 연간 약 6만t까지 늘리는 것을 협의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세계 2위의 대규모 천연흑연 광산을 보유한 블랙록마이닝과 마헨지 광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해 25년간 연간 3만t의 천연흑연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번에 규모를 6만t까지 확대했다.
이번 2건의 업무협약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마다가스카르(3만t)와 탄자니아(6만t)에서 향후 연간 9만t 이상의 인상 흑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그룹이 흑연 확보처를 아프리카로 확대하는 것은 IRA 대응 차원이다. 2차전지 음극재용 소재인 흑연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97%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그러나 IRA로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오는 2025년부터 배터리에 사실상 중국기업을 가리키는 ‘외국 우려 기업’(FEOC)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써서는 안 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IRA로 2025년부터 북미로 공급되는 음극재에 비중국산 흑연 공급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바로 대응이 가능한 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그룹사 2차전지 가치사슬 완성의 한 축이 되고 국가 자원 안보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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