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내려준 20대 주취자, 차로에 누워있다가 버스에 깔려 숨져

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경찰의 보호조치를 받고 귀가하던 길에 도로에 누워있다 버스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새벽 1시 59분쯤 경기도 오산시 원동 한 음식점 주인으로부터 "손님이 술에 많이 취해 집에 가지 않는다"라는 112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인근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출동했을 당시, 20대 남성 A 씨는 일행 없이 홀로 음식점 안에서 술에 취한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소방당국에 공동대응을 요청했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혈압 체크 등 조처를 하는 사이 A 씨가 정신을 차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경찰이 A 씨를 순찰차에 태운 후 여러 차례 거주지 주소를 물었으나, 그는 거듭 "오산역 근처에 살고 있으니 오산역에 내려주면 알아서 귀가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경찰은 새벽 2시 28분쯤 오산역 인근에 A 씨를 내려줬습니다. 

A 씨는 귀가하지 않고 오산역 환승센터로 연결되는 버스 전용차로 인근을 배회하다가 차로 한복판에 누웠습니다. 

그러다 그는 순찰차에서 내린 지 50여분 만인 새벽 3시 20분쯤 고속버스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머리 등을 다친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유족은 경찰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조처를 취했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아 징계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주취자가 경찰관에게 재차 감사 인사를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 등을 CCTV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버스를 몰던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누워있는 줄 미처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버스운전 기사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