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속'만 잘 했다면…우익수 키 넘긴 3루타→2루타로 둔갑한 사연은[인천 이순간]

박상경 2023. 9.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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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 랜더스필드.

1회말 KIA 타이거즈에 1-2로 뒤진 상황에서 SSG 랜더스는 천금의 찬스를 잡았다.

KIA 우익수 나성범이 글러브를 뻗었으나, 타구를 지나쳤고 SSG 불펜 쪽 펜스에 부딪쳐 쓰러진 틈을 타 최정은 3루까지 내달렸다.

심판진은 "KIA 우익수가 펜스에 충돌하는 과정에서 시설물로 인한 방해로 인해 볼데드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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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1회말 SSG 최정이 3루타를 친 후 심판진의 판정에 2루로 돌아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3/

[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일 인천 랜더스필드.

1회말 KIA 타이거즈에 1-2로 뒤진 상황에서 SSG 랜더스는 천금의 찬스를 잡았다. 4번 타자 최정이 우익수 방면으로 친 타구가 펜스 직격으로 연결됐다. KIA 우익수 나성범이 글러브를 뻗었으나, 타구를 지나쳤고 SSG 불펜 쪽 펜스에 부딪쳐 쓰러진 틈을 타 최정은 3루까지 내달렸다. 안타 하나면 동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에 1루측 SSG 관중석은 함성으로 물들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KIA 김종국 감독이 그라운드를 향해 걸어나왔다. 김 감독의 어필에 김준희 주심은 심판진을 모았고, 곧 합의판정이 시작됐다.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1회말 KIA 김종국 감독이 SSG 최정의 3루타때 그라운드에 나와 어필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3/

김 감독의 어필 내용은 이랬다. 나성범이 부딪친 SSG 불펜 문이 열리면서 몸이 넘어갔고, 이로 인해 평범하게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 처리 시간이 지체됐다는 것. 실제로 펜스에 부딪치는 과정에서 열린 불펜 문 탓에 나성범의 몸은 워닝트랙을 넘어 불펜 입구까지 들어갔다가 나오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동안 숙의를 거친 심판진의 판단은 최정의 2루 귀루였다. 심판진은 "KIA 우익수가 펜스에 충돌하는 과정에서 시설물로 인한 방해로 인해 볼데드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불펜 문이 제대로 잠겨 나성범이 펜스에 정상적으로 부딪쳤다면 최정에 3루타를 허용할 정도로 타구 처리 지연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 심판진은 SSG 벤치에도 이같은 상황을 이야기했고, SSG 김원형 감독도 곧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SSG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SSG 최정이 좌월 2점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3/

문단속이 이뤄지지 않은 펜스 탓에 3루타 기회를 놓친 최 정. 하지만 아쉬움은 장기인 홈런으로 풀었다. SSG가 4-5로 뒤진 5회말 무사 1루에서 KIA 박준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KIA 좌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추격을 일찌감치 포기할 정도로 크게 넘어간 타구. 3연패에 빠져 있던 SSG와 팬들에 모처럼 웃음을 선사한 아치였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KIA였다. 최정에 역전 투런포를 내주고 끌려가던 8회초 김태군 고종욱의 연속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고, 9회초엔 김도영마저 우월 쐐기포를 터뜨렸다. 8대6으로 이긴 KIA는 8연승, SSG는 4연패에 빠졌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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