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현직 교사 "내가 9.4 집회 안 나가면 내 후배가 더 징계 받을 것...담쟁이처럼 꼬옥 손잡고 간다"
-잇단 교사들 사망이 쉬쉬하면서 묻혀져 충격... 진실 밝혀야
-당국이 해임, 파면, 형사고발, 휴대폰 위치 추적한다는데 무서워
-내가 집회 안 나가면 내 후배가 징계 더 받을 것이고, 내가 나가면 징계 약해지거나 안 받을 거라 생각... "담쟁이처럼 꼭 손잡고 가자" 이야기해
-학교 자율휴업은 학교 구성원들이 의견 모아 학교장이 결정하는 것... 그런데 교육부가 '불법' 명시해 혼란 초래
-정부 대책 실효성에 의구심... 말은 그럴 듯한데 예산과 인력 지원 없다. 결국은 다시 교사들 업무로 돌아오더라
-교육 당국은 정책을 기획·수립할 때 반드시 교사를 포함시켜 달라
-나아질 거라는 확신 들지 않기에 좀더 목소리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현직 초등학교 교사 (익명)
◎ 진행자 > 오늘은 서울 서이초에서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일입니다. 전국 교사들이 오늘 공교육 멈춤의 날 집회를 국회 앞에서 열 예정인데요. 교육 당국은 엄정 대응 방침을 내세우면서 참석하면 징계할 수 있다, 이렇게 입장을 밝혀놓은 상태죠. 긴장감이 좀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늘 집회에 참석하기로 한 현직 초등학교 교사 한 분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이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애청자 여러분들의 양해를 미리 구하면서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초등교사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오늘 집회 여쭤보기 전에 엊그제 토요일에 있었던 여의도 국회 앞 집회요.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모였다고 하던데 이 자리에도 참석을 하셨습니까?
◎ 초등교사 > 네, 그럼요. 서이초 선생님 돌아가신 직후부터 매주 집회가 있었는데요. 거의 갔고 토요일도 갔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토요일 집회에서 교사들이 내놓았던 이야기 핵심은 어떤 거라고 봐야 될까요?
◎ 초등교사 > 예, 일단은 서이초 선생님 49재 때문에 모였지만 또 전날 또 두 분의 또 다른 선생님이 극단적인 선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굉장히 침통했고, 또 지금 불법이라고 얘기하니까 분노하고 이런 분위기였고요. 가장 크게 집회가 계속되면서 교사들의 요구사항이 저는 가장 와닿았어요. 첫 번째는 죽음의 원인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중히 처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서이초 선생님이 돌아가신 지 벌써 두 달 가까이 됐는데 거의 진척이 없고요. 의정부 호원초의 김은지, 이영승 더 많은 선생님들의 죽음이 알려지기 시작했잖아요. 그런데 다 개인 사유로 쉬쉬하면서 묻혀졌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그 이후에 어떻게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지 나오지가 않고 또 순직 인정도 이야기가 진전이 없어서 이것들을 다 해결하는 게 진정한 추모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한 가지는 또 교육 당국이 정책을 기획하거나 수립할 때 반드시 교사를 포함하고 소통해 달라는 그런 요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현장 교사들이 커뮤니티에서 만나서 80명이 만들었다는 현장 조사 정책 TF팀 연구보고서 이런 게 소개가 됐는데 교육부에서 그냥 책상에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실효성 있고 저희들한테는 너무 와닿았거든요. 제발 좀 이걸 반영해 주고 교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오늘 열리는 집회에서도 역시 같은 요구사항이 나올 거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죠?
◎ 초등교사 > 그런데 오늘은 49재의 날이니까 마지막 가시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 싶고 또 다시 한 번 미안하고 편히 쉬시라고 빌고 이런 날이고요. 또 어제 또 한 분 소식도 들리고.
◎ 진행자 > 맞아요. 고등학교 선생님.
◎ 초등교사 > 네, 네. 너무 비통한 마음입니다.
◎ 진행자 > 당연히, 그건 당연한 거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오늘 집회에도 참석하시는 거잖아요. 근데 지금 만약에 참석한다면 징계를 할 수도 있다라는 교육부의 입장이 나왔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초등교사 > 저희도 물론 굉장히 고민했고 무섭고 위축되었는데 저희 학교에 막내 교사가 ‘존경하는 선배님께’이렇게 해서 편지글을 보내왔어요. 자기도 너무 징계가 무섭다. 2년 차인데 그렇지만 앞으로 변하지 않을 교육 환경이 더 무섭고 교사가 교실에서 죽어도 조용히 잘 굴러가는 학교가 훨씬 나는 더 무섭고 끔찍하다. 제발 함께 해 달라. 그래서 이걸 읽고 다는 아니지만 망설이고 고민했던 거 미안하다고 하고 마음을 바꾸신 분도 계시고 이런 분위기입니다.
◎ 진행자 > 선생님이 지금 재직 중인 학교에서도 여러 선생님이 참석할 계획이세요?
◎ 초등교사 > 네, 근데 저희가 끝까지 고민을 한 과정이 있으니까 무섭잖아요. 해임 파면, 그리고 형사고발까지 한다고 그랬고 휴대폰 위치 추적도 한다고 하고 너무나 그걸 공문으로 딱 찍어서 왔어요.
◎ 진행자 > 휴대폰 위치 추적도 한다고 했다고요?
◎ 초등교사 > 네, 집회에 참석하는지 아닌지 위치 추적하고 오늘만큼은 조퇴, 연가, 병가 모든 복무 다 결재해줄 수 없다, 전수 다 조사하겠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망설이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저희들끼리 제가 안 나가면 바로 우리 사랑하는 후배가 징계를 더 받을 것이고 나가면 그래도 조금 더 약해지지 않을까 안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담쟁이처럼 꼭 손잡고 가자. 이런 얘기 하고 그랬어요.
◎ 진행자 > 그러면 선생님이 계신 그 학교의 학교장 입장은 어떤 거예요? 임시휴업일로 지정한다 이런 건 없습니까?
◎ 초등교사 > 저희는 여름방학 끝나자마자 교장 교감 선생님 모든 교사들이 다 모여서 추모의 시간을 가졌었어요. 이 아픔이 남이 아니라 내 일처럼 느껴지게 때문에 각자에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리고 왜 나는 지금 아프다고 생각하는지 막 울기도 하고 털어놓고 했고 그리고 49재 날은 우리 자율휴업일로 정해서 다 같이 서이초로 가고 마음을 다시 다지자 이렇게 다 거의 만장일치로 결정을 했거든요.
◎ 진행자 > 교장 교감선생님까지 포함해서.
◎ 초등교사 > 예, 다 한마음이었어요. 근데 며칠 후에 불법이다라는 교육부 공문이 온 거죠. 그 교장선생님께서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또 울먹이시고 저희도 당연히 그럴 수 없다고 그런 부담 안 드리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연가 병가, 각자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애초에 한마음 한 뜻으로 상처받은 서로를 위로하자 이랬는데 이걸 번복하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상처를 많이 입은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선생님들의 커뮤니티도 있으니까 다른 학교 분위기도 좀 들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다고 하던가요?
◎ 초등교사 > 다른 학교도 지금 맨 처음에 400여 개라고 했으니까 교장 교감선생님께서도 굉장히 동조하고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으셨어요.
◎ 진행자 > 400여 개 학교라는 게 임시휴업을 하기로 했다는 학교 말씀하시는 거죠.
◎ 초등교사 > 결정한 학교요. 특히 저 아는 선생님 학교는 학부모 설문조사까지 했는데 85%가 찬성을 했대요.
◎ 진행자 > 어, 그래요?
◎ 초등교사 > 그래서 가정통신문을 내보냈는데 불과 주말에 교육부가 강경 대응을 하면서 이틀 만에 다시 취소 가정통신문이 나갔다는 거예요. 그래서 학교의 이런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도 굉장히 상처를 입었고 공교육 기관에 대해서 신뢰에도 금이 간 거 아닌가 교육부 공문으로 인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진행자 > 지금 잠깐 말씀해 주신 것도 연결이 될 것 같은데 일부 학부모들은 현장학습을 신청하고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겠다, 이런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혹시 이런 얘기도 좀 들으셨어요?
◎ 초등교사 > 저는 정말 아이들이고 부모님이고 아무 얘기 안 했는데 벌써 막 체험학습 신청서 한 분이 주신 거예요. 정말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는데 ‘공교육 멈춤을 지지합니다’해서 메모지에 하트메모지에 너무 감사하고 함께하고 싶다고 이렇게 써주셨어요. 그래서 굉장히 깜짝 놀랐었는데 이렇게 지지하는 부모님들도 많이 계시고.
◎ 진행자 > 근데 아무튼 교육부의 핵심 논리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라는 거잖아요.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초등교사 > 근데 애초에 사실 자율휴업이라는 거는 교육부 공문에서는 자연재해 등 급박한 그런 사안이 있을 때 되어 있는데 초중등교육법에 근데 그 결정은 교육부가 하는 게 사실 아니거든요. 학교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아서 학교장이 결정하는 사안이에요.
◎ 진행자 > 그러니까 자율휴업이겠죠.
◎ 초등교사 > 그렇죠. 그런데 이걸 갑자기 불법으로 명시하고 파면 해임 이렇게 얘기하게 되니까 사실 자율휴업일만 되면 서로 보듬고 굉장히 그냥 문제없이 갈 수 있었는데 일단은 저는 이런 혼란을 교육부가 초래했다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사실 저도 저희 반 아이들 생각하면 오늘 하루 비우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길게 봤을 때 사실 이게 교사를 위한 게 아니거든요. 교육이 가능한 학교랑 교실을 만들기 위한 실천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님들이 그걸 알기 때문에 지지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당당하고 우리 아이들을 위한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그래서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하신다는 말씀이신데 마지막으로 확인질문 이런 질문 드리는 게 약간 결례일 수도 있겠지만 드리겠는데요. 혹시라도 징계가 떨어지는 것이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까? 선생님.
◎ 초등교사 > 걱정이 너무 되죠. 그래서 사실 여기 인터뷰 할 때도 조금 많이 망설이고 했는데, 근데 정말 또 요즘에 두 달 동안 도대체 뭐가 바뀌었냐. 또다시 또 교사들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 다음은 나일지도 모른다. 난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현장 교사들의 마음과 의견을 받아 안을 교육부가 전혀 그런 모습, 그런 자세는 전혀 없고 그냥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대책들을 보면 너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말은 그럴 듯한데 그걸 해나갈 예산과 인력 지원이 전혀 없어요. 근데 결국에는 그게 다시 교사들의 업무로 돌아오거든요. 항상 그랬어요. 뭐든지. 그래서 교육부가 뭘 발표한다고 했는데 정말 이게 나아질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좀 목소리를 높이고 지켜보고 현장 교사의 참여를 요구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할게요.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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