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차기 대선 시대정신 묻자 "성장과 빈부격차 해소"
"과거 논쟁보다 미래로…먹고사는 문제·취직 이런말이 와닿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차기뿐 아니라 그 이후 대선, 총선, 지방선거 할 것 없이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 이 두 가지가 늘 시대적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대선주자로 거론되는데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란 진행자의 질문에 "계속 발전하지 않으면 취직이 힘들고 먹고살기 힘드니 늘 관심은 지속적인 성장과 빈부격차 해소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 중 빈부격차가 중간 이상으로 더 심해지기 시작했고 이른바 계층이동 사다리가 점차 약화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저기까지 갈 수 없다, 내가 아무리 교육해도 내 아이도 저기까지 갈 수 없다는 좌절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면 그만큼 사회가 불안해진다"고 짚었다.
'약자와의 동행'은 오 시장의 시정 운영 슬로건이며 그는 사회 양극화 해소와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창의와 혁신 성장을 통한 글로벌 도시 경쟁력 제고를 강조해왔다.
최다선 4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은 여권 내 '대권 잠룡'의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그동안 차기 행보와 관련해선 '대선 도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자신의 정치 철학에 관해서는 소신을 밝혀왔다.
오 시장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관련 질문에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언급 자체가 조심스럽다면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게 본인, 소속 정당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특정한 개별 현안이 아닌 원론적인 정치 흐름이나 현상과 관련해선 나름의 해석을 밝혔다.
오 시장은 여야의 보수·진보 대립 구도에서 정치적 성향의 중도층 비중이 커진 데 대해선 "정치권 전체가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극단적 이념 갈등을 보이는 정치권 흐름에 대해 동의 못 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석해도 틀린 것이 아니다"라며 '당장 먹고살기 힘든데, 취직이 중요한데 그런 것에 신경 써주는 정치권이 보고 싶다. 여든 야든'이라고 하는 국민은 중도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은 특히 이런 부분을 아주 예리하게 보면서 즉응, 바로 반응할 필요가 있다"라고도 했다.
여당 내에서 불거진 '수도권 위기론'을 현장에서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먹고사는 데 관심이 많다, 요즘 정말 힘들다, 그런 말을 해주는 분들이 점점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며 "최근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과거와 관련된 논쟁보다는 미래로 가줬으면 좋겠다, 일단 먹고사는 문제 해결해주고 우리 아이 취직되게 해달라, 이런 게 저는 가슴에 가장 와닿는 말"이라고 답했다.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후보자 공천과 관련해선 "지자체장으로서 선거와 관련된 것을 언급하기엔 조심스럽다"면서 "선거에 이기고 싶다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선거에서 유리한 사람 내면 되는 게 아니겠나. 저는 그 정도로만 답변하겠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참석 등을 통해 대통령과 정책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국정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고 과학기술, 기업이 결국 나라의 성장과 미래를 결정한다는 데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데 저하고 생각이 비슷한 면이 많다"고 답변했다.
또 "최근 들어 흐트러진 이념적 측면을 바로 세우는 데 많은 신경을 쓴다는 느낌이 든다"며 "집권 초 1∼2년 정도는 그런 게 필요한 기간이라 생각하고 총선 후 집권 후반기에 들어가게 되면 본격적으로 민생을 챙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단식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공세에 대해 "야당은 야당대로의 역할이 있는 것이니 그냥 놔두자. 판단은 지혜롭고 현명한 국민의 몫"이라고 언급했다.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연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한 것에는 "제가 언어표현이 인플레 돼 있는 사람이 아닌데 백현동, 대장동에 대해선 시장으로서 참을 수 없다"며 "(이 대표) 본인이 앞장서서 한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 교묘한 말장난으로 빠져나가려는 걸 보면 사악하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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