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中 관광객 200만명 유치한다”…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무료’
면세쇼핑 환급 간소화…프리미엄 상품 개발·저가관광 차단
정부가 올해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을 유치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6%포인트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려면 올해 하반기에 상반기의 3배인 15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 정부는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수수료를 연말까지 면제하고, 쇼핑할 때 세금 환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저가 관광과 출혈 경쟁은 막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제20차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정부 합동으로 발표했다. 장미란 제2차관은 “중국 관광객의 왕성한 국내 소비활동은 내수 활성화를 강하게 추동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성장한 K-컬처의 매력으로 중국인의 K-관광을 전면 업그레이드하고, 관광시장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씨트립·취날·퉁청과 中 현지 마케팅 강화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4년 7개월 만이다. 단체관광 없이도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7월 22만4000명이 한국을 찾아 국가별 방한 관광객 1위를 차지했고, 8월에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9년 602만명이 한국을 찾았고, 한국 여행 중 지출하는 경비는 전체 외국인 평균보다 38% 높아 핵심 관광 시장이다.
다만 코로나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은 개별 여행을 더 선호하고, 단체관광도 소규모로 세분화되고 있다.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높은 K-컬처, K-푸드, K-뷰티를 중심으로 ‘중국 방한관광 업그레이드’ 전략을 가동한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중국 국경절 연휴를 겨냥해 현지에서 K-관광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오는 13일에는 베이징에서, 15~17일에는 상하이에서 K-관광 로드쇼를 연다. 내년에는 중국 내 5개 도시에서 로드쇼를 개최한다.
중국 3대 온라인여행플랫폼인 씨트립, 취날, 퉁청과도 협력을 강화한다. 씨트립과 함께 상하이 로드쇼에서 호텔과 항공권을 현장 생중계로 판매하고, 이달 15일부터 한 달간 취날, 퉁청에서 ‘한국여행의 달’ 프로모션을 연다.
◇단체관광객 전자비자 발급 수수료 1만8000원 면제…인천공항 슬롯 확대
정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31일까지 1만8000원 상당의 전자비자 발급 수수료를 면제한다. 중국인 단체관광이 6년 만에 재개된 것을 기념해 환대 분위기를 조성해달라는 여행업계 요청을 받아들였다.
비자신청센터는 광저우, 칭다오, 상하이, 청두, 우한 등 5곳 외에 베이징과 선양에도 센터를 추가로 열어 대기 기간을 줄인다.
공항 이·착륙 운항 시각(슬롯)을 확대해 한중 간 항공편을 증편한다. 2019년에는 한중 간 항공편이 주 1100회 오갔으나, 지난달에는 697회로 코로나 사태 이전의 63.4% 수준이다.
인천공항 슬롯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대구공항·김해공항 등 지방공항 슬롯도 늘린다. 입항 신청 중인 중국발 크루즈선 접안 부두도 빠르게 배정해 입국을 돕는다. 인천·부산 여객터미널과 인근 도심을 잇는 셔틀버스도 확충한다.
◇위챗페이·알리페이로 결제하면 여권 스캔 없이 자동으로 부가세 환급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게 제도도 개선한다.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중국에서 사용하는 모바일페이 가맹점을 명동과 제주 등을 중심으로 25만곳 추가한다. 알리페이는 노량진수산시장 등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5~10% 할인 프로모션도 추진하고 있다.
면세 절차도 간소화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모바일페이로 결제하면 여권 스캔 절차 없이 앱에 저장된 여권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챗페이는 10월부터, 유니온·알리페이는 12월부터 적용된다.
내년부터는 사후 면세점에서 환급이 가능한 최소 기준금액을 기존 3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하한다. 즉시 환급 금액 한도는 기존 1회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높인다.
또 서울에 집중된 중국 관광객의 소비를 다변화하기 위해 지역 전통시장, 백년 가게 등을 홍보한다. 11월 개최될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면세점 할인 축제도 함께 연다.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연내 조기 개장…외국인 카지노 옥외광고 허용
정부는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카지노, K-컬처, 의료관광 등 프리미엄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오는 5일에는 국내 20개 기관과 포상관광 수요가 있는 중국 기업 등 170여명이 참여하는 ‘칭다오 MICE 로드쇼’를 개최한다. 100명 이상의 대규모 MICE 관광이나 수학여행 시 비자(해당국 주재 공관) 담당자와 관광 담당자(한국관광공사 담당자)를 매칭해 준다.
또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를 연내 조기 개장한다.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객실 1275개 규모의 5성급 호텔로, 실내 수영장과 외국인 카지노도 갖췄다. 1만5000석 규모 전문공연장도 있다.
국제공항과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이태원과 명동, 코엑스 등에 옥외광고를 허용한다. 정부는 외국인 카지노 옥외광고를 허용할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법을 연내 개정을 추진한다.
환승을 목적으로 짧게 머무르는 중국인 대상 관광도 확대하고, K-팝 공연과 연계한 숙박·항공 패키지 상품 개발도 지원한다. 제주·부산 등 크루즈 기항지에서 즐길 수 있는 지역특화 관광 프로그램을 신규 개발한다.
◇저가 관광·불법 숙박 예방…'바가지 요금’ 축제는 지원 배제
정부는 저가 관광과 출혈 경쟁을 방지해 중국인 방한 관광의 ‘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2010년대 중국 관광객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과도한 유치 경쟁으로 저가 관광시장이 형성됐는데, 같은 문제를 반복하기 않겠다는 취지다.
먼저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이달부터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6일까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관광경찰이 협력해 저가 관광과 불법 숙박 예방에 나선다. 무자격 관광통역안내사 영업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바가지요금 논란이 있는 축제는 문화관광축제 인증·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중국 전담여행사의 업무실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업무시행 지침’에 따라 상시 퇴출 제도도 엄격히 운영한다. 면세점이 여행사에 과도한 송객수수료를 지급해 여행사 간 출혈 경쟁과 관광객 대상 쇼핑 강매로 이어지지 않도록 송객수수료와 판매정보의 세관 보고를 의무화하고 수시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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