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연가·병가' 교육부-교사들 다른 해석…"징계 가능" vs "고유 권리"
전교조 등 "연·병가는 고유 권리…판단은 교장 권한"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추모에 동참하기 위해 출근하지 않은 교사들, 임시휴업에 나선 교장에 대한 징계에 나설 지 관심이다.
이날 교육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 성향 교직단체는 추모를 위해 연가 또는 병가를 사용한 교사들이 위법 행동을 했는지를 두고 해석을 달리 하고 있다.
교육부가 인용하는 교사의 '연가' 사용에 대한 법령 조문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4조의2 '교원의 휴가에 관한 특례'로 '교원의 휴가에 관하여는 교육부 장관이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해 따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른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4조 1항은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해 실시하도록 한다'고 규정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직계가족 등의 경조사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해 사용해야 하므로 수업일에는 연가 사용이 제한된다"고 했다.
교육부는 어떤 이유로든 교사들의 '우회 파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다. 교사는 국가공무원으로서 다른 근로자와 달리 노동3권인 단체행동(파업)권이 없다.
'병가' 역시 교육부는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라며 지난달 27일 공문 등을 통해 정상적 교육활동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집단 병가를 사용하면 '우회 파업'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교사들은 연가와 병가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고 맞선다.
전교조는 지난달 31일 유튜브 영상 '9월 4일 멈춤의 방법을 알려드립니다'에서 이를 정면 반박했다.
연가에 대해서 교육부가 인용한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 1항에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소속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승인권자가 교장이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가타부타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영주 전교조 사무총장은 "연일 매주 수만명의 교사들이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면서 집회에 참석하고 있고 9월4일도 공교육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내걸고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며 "이것이 상당한 이유가 아닌가. 그 여부에 대한 판단은 학교장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교육부 차관이 주재한 현장교사 토론회에서도 같은 결의 지적이 나왔다. 조재범 경기 보라초 교사는 "9월4일은 헌법과 법률로 보장된 수업일이라고 했다. 맞다"면서도 "저희 연가나 병가도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고 맞섰다.
임시휴업(재량휴업)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교육부는 과거 유치원3법에 반대해 집단 개원연기를 시도했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전례를 거론하고 있다.
당시 서울행정법원 판례에서도 한유총의 임시휴업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규정한 '비상 재해'나 '그 밖의 급박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반면 전교조는 임시휴업은 학교장의 재량이고 학교장은 학교의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 판단해 결정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장 사무총장은 "교육부 장관이 하지 말라 할 수 없으며 이는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장 사무총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선생님들이 집회에 모여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는데 급박한 사정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임시휴업이나 연가를 승인할 수 있는 조건을 두고 교육부와 교직단체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이다.
교육부는 임시휴업을 결정하거나 집단 연가·병가를 승인한 교장, 이를 사용한 교원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상 최대 파면·해임 등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임시휴업을 승인한 교장은 형법상 직권남용의 죄, 연가 등을 쓴 교사는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형사고발도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교원의 징계권을 교육부로부터 위임 받아 행사하는 시·도교육감이 교장이나 교사를 감쌀 경우 직무이행명령을 발하고, 재차 불응하면 감사와 형법상 직무유기죄로 교육감을 고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주최 측 추산 20만명이 운집한 점, 교사들의 사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수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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