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단축·동영상수업' 일선혼란…경기 교사들, 집단병가 추모제 동참

담임 교사 없어 ‘자율학습·동영상 수업 대체’
시간 강사 투입에 전 학년 1시간 수업 단축도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입법촉구 7차 교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악성민원인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2023.9.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서울 서이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교사의 49재인 4일, 경기지역 상당수 교사들이 A교사의 추모행사에 동참하면서 교육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앞서 교육계에서는 이날 오후 서울 서이초에서 A교사의 49재 추모제를 열고 전국적으로도 시·도 교육청, 교원단체, 교원양성대학마다 추모활동을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이날 교사들 대부분은 학교 측에 연가 및 병가 신청을 낸 뒤 추모집회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 A초교의 경우 담임교사를 포함해 모두 40여명이 병가 등을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아 남아 있는 교직원들이 학생지도를 전담해야 했다. 돌봄교사와 행정실 직원들도 하던 업무를 멈추고 각 반에 투입돼 생활지도에 나섰다.

수원 B초교는 전 학년 1시간 단축수업에 나서기로 결정했고, 용인의 C초교는 담임 교사가 없는 탓에 대부분의 수업을 자율학습 및 동영상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한 학교는 학생지도를 담당할 교사인력이 없어 관할 교육청에 지원 요청에 나서는 한편, 또 다른 학교는 시간강사를 구해 수업현장에 급히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한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6반 교실 외벽에 설치된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이 고인이 된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2023.9.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교육청도 비상이 걸렸다. 교원단체가 예고한 대로 대부분의 교사들이 추모집회에 참가하면서 공교육 현장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 한 관계자는 "교사들이 추모행사에 참가하면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게 됐다"며 "지금은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일 수 밖에 없는 만큼, 지원요청이 오는 학교를 위해 교육청 직원들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대규모 집회를 위한 우회파업을 여러 차례 '불법행위'로 규정하며 연가·병가를 낸 뒤 집회에 참가할 경우 복무점검을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장에 대해서도 파면 또는 해임 등 징계는 물론 형법에 따라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이 가능하다고 강경 대응을 반복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전날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곁에서 함께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l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