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표창원 “흉악범죄에 저위험 권총 보급? 생뚱맞은 진단”

- 잇따른 흉기난동, 정신질환자 관리시스템 미비 등 원인
- 해외는 美 켄드라법, 日 정신과 병상 확대 등 노력
- 이상동기 범죄 원인이 게임? 과학적 근거 없는 주장
- 사법입원제 도입, 전문 사법기구 만들어 결정해야
- 현장 경찰에 저위험 권총 보급? 생뚱맞은 진단
- 가석방 없는 종신형, 사형제 폐지부터 하는 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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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9월 4일(월)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KBS 기자
■ 출연 : 표창원 대표 (범죄과학연구소, 한림대 융합과학수사학과 특임교수)

▷ 최경영 :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최근 무차별 범죄 등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상 동기 범죄의 사회적 배경과 제도적 방안 무엇일지 짚어보겠습니다. 범죄과학연구소 대표시고요. 표창원 한림대학교 융합과학수사학과 특임교수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표창원 : 안녕하세요?

▷ 최경영 : 한림대학교로는 언제 가셨어요?

▶ 표창원 : 이번 9월 1일자 임용이고요.

▷ 최경영 : 축하드립니다.

▶ 표창원 : 고맙습니다.

▷ 최경영 : 그렇군요. 특임교수로 가셨네요. 그러니까 범죄과학연구소도 하시고 그쪽에서 교수도 하시고 그러시는 거죠?

▶ 표창원 : 그렇습니다. 범죄과학연구소에서 프로파일링 아카데미 계속 하고요. 한림대에서는 다음 신학기 3월부터 새로 모집을 하는 신설학과거든요. 융합과학수사학과. 그것은 이제 프로파일링 CSI 시스템 구축하는 거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 최경영 : CSI 시스템 구축. 지금 흉기 난동 사건 같은 거 잇따라서 발생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회적 배경이나 이런 게 있을까요?

▶ 표창원 : 아무래도 한 건만 났다면야 개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잇따라 계속 발생을 하고 있다 보니까요. 우선 지금 현재 그런 범죄를 촉발시키는 사회적 배경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고요. 또 하나는 좀 멀게는 이들이 태어나서 살아올 때까지 받았던 사회적 영향들 있지 않겠습니까? 그건 사회적 병리현상 차원에서도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최경영 : 사회적 배경에는 뭐가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 표창원 : 우선 최근에는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노가 극한으로 치닫는 사회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때 다른 사회에서는 그냥 혼자서 잠재하고 있을 만한 그런 분노들도 이렇게 터져나올 수가 있고요. 또 하나는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망상형 정신질환자들에 의한 범행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건 우리 사회가 우리의 어떤 경제적 수준에 걸맞지 않는 정신질환자의 공적 관리 시스템의 미비. 이것이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최경영 : 다른 나라들 같은 경우에는 선진국들이 망상형 정신질환자 말씀하셨는데 어떤 공적 관리 시스템이 있습니까?

▶ 표창원 : 있죠. 대표적으로 미국 뉴욕에서 1999년에 여성 기자 분이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뒤에서 남자가 떠미는 바람에 달려오는 전철에 치여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거든요. 이분의 성함이 켄드라라고 하는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를 연구조사를 했고요. 그 남성은 체포됐는데 치료가 중단되었던 망상형 조현병 환자였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그 범죄자야 엄중처벌을 해야 되겠지만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서 뭐가 필요한가 봤더니 이런 위험 있는, 치료만 받으면 괜찮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정신질환자 망상형 환자들에 대해서 공중보건시스템에서 찾아가서 치료를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만약에 그러한 치료 지원을 거부한다면 법정에서 강제입원을 결정하는 사법 입원제도 이 2가지를 도입해서 켄드라법이라고 불렀거든요. 유사한 사례들이 영국, 프랑스, 독일 다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정신과병원의 병상 확대. 응급 병상 확대 또 정신과병원에 중증환자 병상 확대 이러한 쪽에 예산을 확대 투입을 하면서 이런 범죄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왔고요.

▷ 최경영 : 그러면 사법 입원제도 같은 게 우리나라에는 없는 건가요?

▶ 표창원 : 없죠. 없고요. 우리는 아시지만 2017년에 이미 진주에서 안인득이란 망상형 조현병 환자가 여러 차례 이웃 주민들을 불안케하고 공격하다가 결국은 불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을 칼로 찔러서 여러 명을 사망케하는 참극을 벌였지 않습니까? 그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이후에 제대로 된 대응이 없었습니다. 결국 분당 서현역 최원종 사건 같은 경우는 이미 예견된 사건 아니겠느냐. 그리고 그럼에도 망상형 인격장애 정신과적 진단 받았고 입원치료 권유 받았고 스스로가 치료를 중단하고 있던 상태였거든요. 거기에다가 SNS에 칼 들고 다닌다. 뭐 공격하겠다. 예고까지 올렸었고요. 그런데도 막지 못했던 것은 그만큼 우리는 그런 미국 켄드라법이 가지고 있는 치료 지원제도 없고요. 그리고 사법 입원제도 없고요. 그리고 지금 정신과 일선에서 병상 부족에다가 정신보건복지법상에 강제입원 요건이 너무 까다롭고 가족에게만 모두 떠맡기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아직까지 개선의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최경영 : 이상동기 범죄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금 지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 동의하십니까?

▶ 표창원 : 전혀 동의할 수가 없죠.

▷ 최경영 : 동의할 수 없으세요?

▶ 표창원 : 예를 들어 조선 같은 범죄자가, 신림역 사건 범인이요. 게임에 몰두한 적이 있다. 그러면 그가 게임에만 몰두했느냐. 종합격투기에도 몰두했었고요. 그리고 실직 상태였고요. 스스로가 일하다가 그만두고. 그러면 그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원인으로 짚어낸다면 우리 사회 원인 아닌 게 없겠죠.

▷ 최경영 : 실직이 원인일 수도 있네요 그렇게 되면.

▶ 표창원 : 그렇죠. 그렇게 본다면 모든 실직자가 다 잠재적 범죄자인가요? 그렇게 볼 수 없잖아요.

▷ 최경영 : 그렇죠.

▶ 표창원 : 그리고 특히나 이런 게임이나 영화에 대해서 원인은 한 20여 년 전에 이미 제기가 돼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확인이 됐고요. 범죄 동기를 가진 자가 게임이나 영화를 보다가 그와 유사한 방법을 모방할 수 있죠. 하지만 범죄 동기가 없는 자,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지 않는 자가 게임이나 영화를 보고 갑자기 범죄자로 바뀌는 그런 마법 같은 힘은 게임이나 영화에는 없습니다. 만약에 그런 힘이 있다면 우리가 게임이나 영화 만들어서 세상을 이미 평화롭게 만들고 모든 문제 다 해결했겠죠.

▷ 최경영 : 그런데 사법 입원제도 같은 게 잘못 또 악용이 되면 인권침해가 될 우려도 있고 진단을, 판단을 굉장히 엄정하게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 그렇죠. 그런 어려움들이 1999년에 미국에서 켄드라법 도입될 때 이미 검토가 됐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 법원은 정신과 전문가가 아닌데 법원에서 사법 입원 결정한다는 게 오히려 인권침해 아니겠느냐라는 우려인데요. 그래서 일반 법원에서 하면 안 되고요. 정신과적인 진단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건강심판원이라든지 이런 형태의 전문 사법기구를 만들어야죠. 그래서 미국도 켄드라법에 의해서 사법 입원 결정을 할 때는 그런 전문적인 교육훈련을 받은 판사와 함께 정신과 전문의 그리고 해당되는 환자 이를 대변하는 사람 모두 나와서 충분히 논의해서 결정하거든요. 그러한 조치를 취해야지 그런 우려가 있다고 해서 아예 시도도 하지 않는 것은 사실 그냥 방치하는 거죠 문제를.

▷ 최경영 : 그리고 흉기난동사건이 벌어졌을 때 경찰의 대응과 관련해서 정부 방침이 현장 경찰의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 이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 표창원 : 저는 원인과 전혀 관계없는 생뚱맞은 진단인 것 같고요. 그리고 현장에서 권총을 못 사서 조선이나 최원종을 못 막았나요? 이미 벌어진 뒤에 그들은 저항없이 경찰에 다 순응했죠. 경찰에 저항하는 극히 일부의 범죄자들이 현장에 있을 때 경찰관들이 경찰봉 테이저건 심할 경우에는 실탄 사용 각각의 단계별로 이미 경찰관 직무집행법이라든지 그 이후에 실행 매뉴얼에 따라 나와 있고요. 문제는 현재 있는 경찰 장구들을 사용했을 때 그 정당성에 대해서 법원에서 너무 인색하게 본다든지 혹은 나중에 경찰관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구상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문제인 것이지 이게 뭐 저위험 권총이 없어서 못 막았고 있으면 그런 것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이런 것은 아닌 거죠.

▷ 최경영 : 지금 상황이 우리나라에서는 경찰이 뭐 위급한 상황에서 권총을 쐈는데 사람이 어떻게 잘못됐다거나 그랬을 때 경찰이 혼자서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그런 구조가 되어 있나요?

▶ 표창원 : 과거에 그런 구조였고 그 부분을 바꾸기 위해서 이제 2019년부터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했죠. 그래서 경찰관의 직무집행 상황이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손실보상을 할 수 있도록. 그러면 경찰관 개인에게는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법적 근거는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우리 사회 시선이라든지 사법부나 이런 경찰 내부의 그런 손실은 국가적으로 보상을 하겠지만 만약에 그렇게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분 쪽에서 해당 경찰관을 대상으로 형사상에 그런 소를 제기한다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거나 이렇게 되면 그건 또 개인의 송사가 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많이 위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죠.

▷ 최경영 : 그렇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무부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추진중이고 대법원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교수님은.

▶ 표창원 : 저는 사형을 존치한 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추가로 도입한다는 것은 저는 무리하다고 보고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계속 진행되어 오던 사형제도 폐지를 과감하게 하고 어차피 집행도 못하는데요. 그 대신에 이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해서 실질적으로 사회에 도저히 복귀할 수 없는 참혹하고 잔혹한 피해를 유발한 단독 범죄자들을 영구히 구금 상태에 두는 것. 이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경영 : 그러니까 엄벌 제도하고 범죄 예방 효과하고는 관련성이 있습니까? 학술적으로는 어떻습니까?

▶ 표창원 : 범죄학적으로는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고요. 그래서 엄벌은 범죄 예방으로서가 아니라 가해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상응하는 처벌 그리고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처벌이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지 엄벌한다고 범죄 예방된다고 기대했다가는 큰코 다치는 거죠.

▷ 최경영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한림대학교 특임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표창원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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