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형은행 4곳, 서방제재 속 러시아 대출 4배로 늘려"

김영현 2023. 9. 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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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상은행(ICBC) 등 중국 대형은행들이 서방의 제재 속에 러시아에 대한 대출을 대폭 확대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키이우경제대학교가 FT에 분석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 말까지 지난 14개월 동안 러시아 은행 부문에 대한 중국 측의 노출(exposure)은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서방 은행들은 자국 규제 당국의 압력 등으로 인해 러시아에서 속속 철수했고 중국 대출 기관이 빈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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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간 22억→97억달러로 증가…러 경제축, 中으로 이동"
중국 공상은행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중국공상은행(ICBC) 등 중국 대형은행들이 서방의 제재 속에 러시아에 대한 대출을 대폭 확대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키이우경제대학교가 FT에 분석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 말까지 지난 14개월 동안 러시아 은행 부문에 대한 중국 측의 노출(exposure)은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FT는 러시아 중앙은행 통계를 인용,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BOC), 중국건설은행(CCB), 중국농업은행(ABC) 등 중국 4개 은행의 러시아에 대한 노출 금액은 같은 기간 22억달러(약 2조9천억원)에서 97억달러(약 12조8천억원)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은행은 중국공상은행과 중국은행으로 관련 금액 규모는 88억달러(약 11조6천억원)에 달했다.

미국 등 서방 각국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를 도입해왔다.

서방 은행들은 자국 규제 당국의 압력 등으로 인해 러시아에서 속속 철수했고 중국 대출 기관이 빈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특히 중국 은행의 이런 조치에 대해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대신 위안화를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로 채택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과 관련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경제 중심축은 최근 중국으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중이다. 지난해 양국 간 무역 규모는 1천850억달러(약 244조원)로 최고치를 찍었다.

수출 대금 중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많이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는 러시아 수출 대금의 60% 이상이 달러화나 유로화로 결제됐으며 위안화의 비중은 1% 미만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러화·유로화 수출 결제 비중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위안화의 비중은 16%로 뛰었다.

안드리 오노프리옌코 키이우경제대 개발부국장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은행의 대출은 대부분 위안화가 달러화나 유로화를 대체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제재가 작동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방 은행으로는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 은행의 러시아 자산이 지난 14개월 동안 205억달러(약 27조1천억원)에서 292억달러(약 38조6천억원)로 증가했다.

반면 서방 은행이 보유한 러시아 자산의 비중은 같은 기간 6.2%에서 4.9%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라이파이젠 은행은 러시아 철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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