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추행' 임옥상 조형물 철거… "치유와 기억의 공간 만들 것"

서울시가 남산 '기억의 터'에 설치된 민중미술가 임옥상씨의 조형물이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남산에 위치한 임씨의 작품인 '세상의 배꼽'의 모습./사진=뉴시스

남산 '기억의 터'에 설치된 민중미술가 임옥상씨의 조형물이 철거된다.

서울시는 4일 입장문을 통해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의 공간"이라며 "이런 의미가 있는 공간에 성추행 선고를 받은 임씨의 작품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은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도덕성이 결여된 작가의 작품을 존치하는 것은 위안부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아픈 과거 상처를 다시금 헤집는 행위"라며 "철거만이 답이다"라고 강조했다.

시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응답자의 65%는 임씨의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24%는 작가의 이름 표기만 가리는 것에 동의했지만 시는 "이는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면서 "'기억의 터' 조성 의미를 퇴색시키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변질시킨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하는 것"이라며 "아픈 역사를 함께 치유하고 가슴 깊이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최자연 기자 j27nature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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