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서 안타 하나로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온다면…” NC 출신 대주자의 짜릿한 상상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9.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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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Korean Series·KS)에서 안타 하나로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는 경우를 많이 상상해 봤다.”

서울 학동초, 대치중, 신일고 출신으로 1996년생인 최승민은 우투좌타 외야수다. 2015년 육성선수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까지 1군 통산 116경기에서 타율 0.297(74타수 22안타) 5타점 15도루 32득점을 올렸다.

NC의 외야진 뎁스가 너무나 견고한 관계로 올 시즌 좀처럼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던 최승민은 지난 7월 18일 새로운 기회를 잡게됐다.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된 것. 대신 우완 불펜 투수 채지선이 NC로 향하는 조건이었다.

시즌 중반 NC에서 LG로 이적한 최승민은 현재 대주자로 활약 중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빠른 발을 자랑하는 LG 최승민. 사진=김영구 기자
LG 최승민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LG 이적 직후 바로 퓨처스(2군)리그로 향해 기량을 가다듬은 그는 7월 28일 처음으로 1군에 콜업돼 대주자로서의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최승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해당 일전에서 최승민은 LG가 0-2로 뒤지던 8회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LG는 1사 후 나온 오스틴 딘의 좌중월 솔로 아치로 한 점을 따라 붙은 상황. 후속타자 문보경이 중전 안타를 치자 대주자로 1루에 나간 최승민은 오지환의 우전 안타 때 3루에 안착했다.

뒤이어 타석에 선 박동원은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으나, 타구는 너무나 강하게 굴러 두산 투수 정철원의 정면으로 향했다. 이런 아찔한 상황에서도 3루 베이스 부근에서 재치를 발휘, 시간을 끈 최승민은 두산 투수 정철원의 송구가 1루로 향하자 재빨리 홈을 파고들며 스코어 2-2를 만들었다. 이튿날 만난 염경엽 LG 감독이 ”시합이 꼬일 수 있었는데, (최)승민이가 잘 풀어줬다. 그게 아니었으면 어려워 질 수 있었다. 승민이가 정말 잘해줬다.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했다. 승민이가 어제는 팀을 살렸고, 감독도 살렸다“고 극찬할 정도의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였다. 이후 LG는 연장 10회말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며 귀중한 3-2 승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최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최승민은 이때 상황에 대해 “(박동원의 번트) 타구가 빨라서 (홈에서) 살 수 있다는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았다. 일단 중간에 멈췄다가 (정철원이) 1루로 (공을) 던지면 그때 승부를 보려고 했다. 던지는 순간에 스타트를 끊으려고 했다”며 “경기 후반이었고, 여기에서 점수가 안 나면 쉽지 않다고 생각해 승부수를 던졌다.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그런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

그가 현재 맡고 있는 대주자라는 자리는 결코 쉽지 않은 자리다. 승부의 향방을 가릴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의 거센 압박을 이겨내고 도루를 성공시켜야 본전이다. 실패할 경우 모든 비판 및 비난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그럼에도 최승민은 “타이트한 상황에서 나갈 때가 대부분이지만, 딱히 어려운 것은 없다”며 “출전하기 전 이미지 트레이닝을 먼저 한다. 연습 때도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박용근 (1군 작전) 코치님이 도움을 많이 주신다. 투수들 영상도 제가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투수들의) 어떤 부분에 습관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무엇보다 최승민의 가장 강력한 장기는 역시 빠른 발. 그는 “100m를 뛸 때 11초 대 안에 들었던 것 같다”며 “(LG의 대주자 요원이었던 신민재와는) 아직 같이 뛰어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위에 언급한 신민재는 올 시즌 대주자로 시작했으나,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어느덧 LG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이 같은 신민재의 성장 스토리는 여러모로 최승민에게도 큰 귀감이 될 터.

최승민은 “타격 경험이 아직 좀 부족한 것 같다. 감이 왔다 갔다 한다”면서도 “타석에서 별 생각 안 하고 투수랑 싸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어 그는 “(도루할 때도) 제가 너무 생각이 많다. 신중해서 도루 타이밍을 놓칠 경우가 있다”고 스스로 보완해야 할 점을 짚기도 했다.

신일고 선배인 김현수와 박해민은 시즌 도중 이적해 온 최승민이 LG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최승민은 “(김)현수 형이나 (박)해민이 형이 잘 챙겨주신다. 다른 선배님들도 신경을 잘 써주신다”며 “(이)재원이랑 (문)성주, (문)보경이랑도 많이 친해졌다. 팀에 많이 녹아든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최승민이 속해 있는 LG는 현재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다. 4일 기준으로 67승 2무 43패를 기록 중인 LG는 2위 KT위즈(63승 2무 50패)에 5.5경기 차 앞선 선두를 유지 중이다.

특히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는 최승민 같은 대주자의 쓰임새가 더욱 중요해진다. 하나의 유려한 주루 플레이로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최승민도 벌써부터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빠른 발을 살리는 상상을 하고 있다.

“안타 하나로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는 경우를 많이 상상해 봤다. 도루에 관해서도 많이 상상하고 있다”. 최승민의 말이었다.

최근 만난 최승민은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을 자신했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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