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라는 집착에 독배를 나눠마신 사람들 [책의향기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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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우린 미쳤어."
슌스케는 무더운 여름, 깊은 숲속 고급 별장 지대로 향한다.
별장에 도착한 슌스케는 세 부모와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에리코는 약속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고 다시 별장으로 돌아간 슌스케는 예상치 못한 일에 휩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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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스케는 무더운 여름, 깊은 숲속 고급 별장 지대로 향한다. 명문 중학교 입시를 위해 아내 미나코와 아들이 다른 부모와 자녀들과 함께 특별 합숙 과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 입시에 지나친 열정을 가진 아내와는 다른 입시관을 가진 슌스케는 그곳에 가는 게 마뜩치 않지만, 마지못해 호숫가 별장으로 향한다.
별장에 도착한 슌스케는 세 부모와 인사를 나눈다. 아이들은 건너편 건물에서 선생님과 공부한다는 등 이야기를 들으며 나머지 부모를 알아가게 된다.
그런데 불청객이 찾아왔다. 슌스케의 내연녀인 에리코가 중요한 문서를 전달한다며 별장을 찾은 것. 슌스케는 아내와 다른 부모들에게 직장 동료라고 둘러대면서 에리코와 따로 만날 약속을 한다. 하지만 에리코는 약속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고 다시 별장으로 돌아간 슌스케는 예상치 못한 일에 휩싸이게 된다.
만나기로 했던 에리코가 자신의 방에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있었던 것. 그리고 쐐기를 박듯 아내 미나코는 “내가 죽였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다른 부부들의 행동이었다. 살인사건이 알려지면 모두에게 좋을 것이 없다고 하며 사체를 호숫가에 버리자고 의견을 모은 것. 아내가 살인자로 잡히지 않길 바랐던 슌스케도 결국 이 일에도 동참해 버린다. 아이들도 건너편 건물에 있으니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범행을 도우면서도 슌스케의 마음은 석연치 않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 이들이 이렇게까지 나와 아내를 도와주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도대체 이들은 어떤 관계인 걸까.
‘레이크사이드’는 히가시노 게이고 서스펜서 ‘호숫가 살인사건’(2010)의 원제를 그대로 살려 재출간된 작품이다. 겉은 호숫가에 있는 별장 살인사건이라는 서스펜스로 포장됐지만 그 안은 일명 ‘에스컬레이터식’ 진학 시스템을 갖춘 일본, 아이를 일류로 키우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모들의 선택 등 일본 교육의 현실이 담겨있다. 이에 범인은 누구인지보다 자식의 성공을 위한 부모의 비정상적인 집착과 행동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결말은 허무할 수도 있지만 허구 속 현실을 접한 뒤 그 찝찝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우리도 그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우리의 양심은 과연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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