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기술 존재감 더 커져…“공급망 배제 어려워졌다”

2023. 9. 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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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의 대중 기술 제재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단축법(IRA)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대중국 공급망 배제에 앞장서고 있는 전기차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가 안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이유로 각국 주요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이 거세지고 있는만큼, 첨단분야에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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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주요상품·서비스점유율 조사’
중국 EV 3사 점유율, 1위 테슬라 앞질러
전기차 배터리도 60%가 중국
지난 4월 영국 판버러에서 열린 전기차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BYD의 준중형 SUV 아토3를 구경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미국 주도의 대중 기술 제재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해 세계 경제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제품 및 서비스, 핵심부품 소재 등 63개 품목을 대상으로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18개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18개 품목 중에는 전기차와 배터리용 소재, 액정 패널 등이 포함됐다. 이 중에서도 중국업체의 점유율이 30%를 넘는 품목은 13개에 달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단축법(IRA)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대중국 공급망 배제에 앞장서고 있는 전기차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BYD 등 중국 자동차 3사의 점유율은 27.7%로 1위 테슬라(18.9%)를 크게 앞질렀다. BYD의 점유율은 11.5%로 1년 만에 4.6%포인트 뛰었다.

전기차의 필수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중국 기업 점유율은 60%를 넘었다. 최근 SNE리서치는 상반기 전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중국 CATL와 BYD가 각각 전년대비 1.2%포인트, 3.9%포인트 증가한 36.8%, 15.7%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조사에서 글로벌 차량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상위 10개 업체 중 6개 기업이 중국업체였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절연체의 경우 글로벌 점유율 상위 5개 업체 중 4개사가 모두 중국업체로 63%를 차지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은 전기차 공급사슬의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모든 분야를 압도하고 있다”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이 이뤄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업체들은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들어 반도체 분야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중국 기업은 지난 7월 1일 기준 14개사로, 조달자금은 9조원이 넘는다.

[로이터]

지난 6월에는 미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이 중국 소재 자사 설비에 약 77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자사 제품 ‘불매’ 방침을 발표한지 불과 한달여 만이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성명에서 “이번 투자는 중국 사업에 대한 마이크론의 변함없는 헌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통신 인프라의 핵심인 무선통신 기지국 시장에서 3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34% 대비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업계 1위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가 안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이유로 각국 주요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이 거세지고 있는만큼, 첨단분야에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벳 쿠미코 PWC재팬 선임매니저는 “중국의 군사력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중국의 점유율이 향후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리스크 분산을 위해 주요 시장마다 공급망을 다양화하는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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