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CEO가 되려는 사람에게.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3. 9. 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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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열정

선후배 중에는 기업의 임원이나 CEO의 직책을 수행하는 분들이 많다. 신임 임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다. “임원이 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입니까?” 직무의 전문성, 리더십, 획기적 업적이나 성과, 상사의 지원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답변이 있었으나, 가장 많은 답변은 ‘운’이었다. 업적과 직무 역량, 상사와 리더십이 없으면 임원 후보로 선정되지 못한다고 한다. 선정된 사람 중에 임원이 되는 사람은 바로 운이라고 한다. 자리가 있어야 하고, CEO가 최종 확정을 하기까지 수 많은 운이 있었다고 한다.

CEO는 어떨까? CEO가 되는 것도 ‘운’일까?

물론 운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한 기업의 CEO가 된다는 것은 운만으로는 어렵다. CEO에게 물어보면 운이라고 하지만, 깊게 이야기하면 그들에게는 남과 다른 생각과 방법의 차별성이 있다.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다.

200명을 대상으로 1개월 동안 합숙으로 진행되는 입문 교육은 교과목별 경쟁과 협력을 해야만 했고, 24일의 합숙을 이겨낼 체력이 있어야 했다. 매주 평가에 60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 개인과 팀의 행동을 관찰하기에 기본 예절이나 규칙을 지켜야만 했다. 1달의 입문교육을 마치고 3명의 신입사원에게 모범과 공로상을 수여한다. 당시 상을 수상한 신입사원 중 한 명이 그룹 관계사의 CEO가 되어 식사를 함께 했다.

30년 전의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갔다. 후배는 자신은 신입사원부터 자신의 직무를 통해 인류에 도움이 되고, 자신의 자리에 올 후임자에게 유산을 남겨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금번 CEO가 된 회사가 비록 규모도 작고 체계도 덜 정립되어 있지만, 대충이 아닌 위대한 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임기 중 만들겠다는 각오가 강했다.

새로운 회사의 CEO가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이냐 물으니 간담회라고 한다. 매일 직원 간담회를 진행해 3개월 안에 대부분 직원을 다 만났다고 한다. 3개월 안에 본부장들 보다 전사 현황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90일만에 장악하라’는 책과 강의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현황 파악이고 그 다음이 중기 전략 작성이다. 길고 멀리 보는 시각과 높은 목표, 빛나는 그의 두 눈을 보니 신입사원 때의 열정을 보는 듯했다. 30년 넘게 열정을 잃지 않은 후배의 모습에서 CEO의 품격을 배운 하루였다.

CEO가 되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임원의 품격’(행복 에너지, 홍석환 저)이란 책을 통해 임원이 해야 할 역할을 5가지로 강조했다.

① 제대로 사업을 꿰뚫고 전략을 실행하는가?

② 길고 멀리 보며 의사결정을 하는가?

③ 정도를 걸으며 악착같이 솔선수범하며 성과를 창출하는가?

④ 대내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활용하는가?

⑤ 조직과 구성원의 가치를 올리며 자율적으로 이끄는가?

사장은 임원과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임원으로 잘했다고 사장이 되어 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높은 성과를 창출하지 못한다. 사장이 되면 어떠한 역할과 무슨 일을 해야만 하는가?

사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방향제시이다. 사업의 흐름을 인지하고 그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통찰과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 멀리 보며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회사의 흥망은 어떤 사업을 하느냐이다. 망하지 않는 사업은 없다. 항상 회사의 사업구조를 살피며 성과를 낼 수 밖에 없는 사업을 찾아 선점하는 역할이다.

두번째 역할은 인재의 선발과 활용이다. 전 세계 핵심인재를 찾아 선발하고, 이들을 유지하고 활용하여 큰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CEO가 가장 관심을 갖고 시간과 노력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할 사람은 임원과 그 후보자, 핵심 직무의 핵심직무전문가이다. 이들에 의해 신 사업과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하며, 회사의 직무 경쟁력을 이끌어가게 한다.

세번째 역할은 조직문화이다. 회사의 강한 DNA는 계승하고, 새로운 DNA는 접목시켜 ‘이기는 조직문화’가 실천되도록 해야 한다. 경영시스템, 제도의 경쟁력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조직과 구성원 전부가 한 마음이 되어 CEO가 가고자 하는 모습과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으면 초 일류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실무에 디테일하고, 사람을 믿지 못해 권한위임을 하지 못하거나 이중으로 점검하는 CEO가 있다면, 일정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중견, 나아가 대기업으로의 성장은 불가능하다. 사업과 회사의 성장과 성과는 CEO의 그릇 크기에 반드시 비례한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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