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3 긍정적 반응에도 주가 급락했던 진짜 이유

권성희 기자 2023. 9. 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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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3 업그레이드 버전 /로이터=뉴스1


테슬라 주가가 지난 1일(현지시간) 돌연 5%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추가 하락에 대비해야 하는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테슬라는 지난 1일 5.1% 급락한 245.01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지난 8월29일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슈퍼컴퓨터를 출범했다는 소식에 7.7% 급등해 250달러를 회복했다가 이날 급락으로 다시 250달러가 깨졌다.

지난 1일 테슬라의 주가 급락은 2가지 점에서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첫째는 S&P500지수는 0.2% 강보합 마감하고 나스닥지수는 0.02% 약보합 마감한 가운데 테슬라의 주가 낙폭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둘째는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모델 3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음에도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테슬라가 프리미엄급인 모델 S와 모델 X의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테슬라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준대형 스포츠 세단인 모델 S의 중국 내 판매가격을 75만4900위안에서 69만8900위안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준대형 SUV인 모델 X 가격도 83만6900위안에서 73만8900위안으로 낮췄다.

이 같은 가격 인하에 전기차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이익률 추가 축소 우려가 불거지며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인하가 이날 공개된 모델 3 업그레이드 버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압도할 만큼 부정적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모델 3 업그레이드 버전은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얻었고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늘었다.

특히 모델 3 업그레이드 버전의 중국 내 가격은 기존 23만1900위안에서 25만9900위안으로 12%가량 올랐다. 호주 가격은 7.8%, 유럽 가격은 2.4%가량 인상됐다. 모델 3 업그레이드 버전은 오는 4분기부터 인도가 시작된다.

모델 3는 테슬라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29%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모델 S와 모델 X는 전체 판매량의 4%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모델 3의 가격 인상과 모델 S 및 모델 X의 가격 인하를 비교할 때 이익률 하락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3일 테슬라의 지난 1일 주가 급락은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일시불 가격을 1만5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인하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FSD는 테슬라의 최고 단계 운전 지원 소프트웨어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궁극적으로 FSD를 진정한 의미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런스는 테슬라가 FSD 가격을 인하하기로 한데 대해 FSD 판매를 늘려 더 많은 사람들이 FSD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추정했다.

캐너코드의 애널리스트인 조지 지아나리카스는 지난 1일 오후 늦게 보고서를 통해 "FSD의 가격 인하는 FSD 보급률이 낮기 때문"이라며 테슬라의 FSD 가격 인하는 "면도기와 면도날 모델을 가속화하려 시도"라고 지적했다.

전기차가 면도기라면 FSD는 면도날이다. FSD 가격을 낮춰 더 많은 테슬라 자동차에 FSD 장착을 늘리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지아나리카스는 테슬라 주식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93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테슬라는 FSD를 구매한 고객들의 숫자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3월 투자자의 날에 40만명이라는 숫자가 언급됐다. 당시 테슬라가 전세계에 판매한 전기차는 약 400만대였으므로 FSD 보급률은 10%가량으로 추정된다.

배런스는 소프트웨어의 평균 이익률로 계산할 때 테슬라가 FSD 판매에서 창출되는 총이익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FSD 보급률이 14%로 올라가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FSD 가격 인하로 FSD 보급률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테슬라는 올 9월부터 12월까지 약 13만달러의 총이익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올 하반기에 테슬라가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는 총 이익의 1%가 조금 넘는 규모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이런 부정적인 놀라움을 좋아하지 않아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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