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폭우' 기상이변에 美버닝맨 축제 7만명 고립…1명 사망(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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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막 한복판에서 예술인들이 벌인 '버닝맨'(Burning Man) 축제에 폭우가 쏟아져 참가자 7만여명이 고립되고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행사장을 오가는 차량이 운행을 중단하자 참석자 중 일부는 10㎞에 달하는 거대한 뻘밭을 걸어서 탈출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날(3일)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내고 폐막일인 오는 4일까지 인근 도시 리노와 180㎞ 떨어진 행사장 블랙록 시티를 오가는 교통편 운행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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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망경위 확인 안돼…교통편 끊겨, 걸어서 탈출하기도
(서울=뉴스1) 김성식 김예슬 기자 = 미국 사막 한복판에서 예술인들이 벌인 '버닝맨'(Burning Man) 축제에 폭우가 쏟아져 참가자 7만여명이 고립되고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행사장을 오가는 차량이 운행을 중단하자 참석자 중 일부는 10㎞에 달하는 거대한 뻘밭을 걸어서 탈출하고 있다.
로이터·AFP통신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 1일과 2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 내린 집중호우로 3일 현재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네바다 퍼싱 카운티 보안관실은 성명을 내고 폭우로 1명이 숨졌다고 밝혔지만 사망자 신원과 정확한 사망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24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은 20㎜에 불과했지만 건조한 모랫바닥인데다 배수로도 전무해 약 7만명이 머무는 행사장 일대는 순식간에 진흙탕으로 돌변했다. 이 정도 강수량은 블랙록 사막에 두달 치 내릴 비가 하루 새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주최 측도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주최 측은 이날(3일)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내고 폐막일인 오는 4일까지 인근 도시 리노와 180㎞ 떨어진 행사장 블랙록 시티를 오가는 교통편 운행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현재로선 사륜구동 차량조차 안전하게 주행하기 어렵다"며 "도로가 언제 마를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을 상대로 진흙탕에 빠질 우려가 있으니 물과 음식, 의료진이 완비된 행사장 안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퍼싱 카운티 보안관 네이선 카마이클 경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진흙이 타이어에 달라붙어 차량 이동이 불가능해 대부분의 RV 차량도 발이 묶였다"고 했다. 현지 경찰은 블랙록 시티로 들어가는 입구를 막고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인원을 돌려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참가자들은 셔틀버스가 오가는 인근 고속도로까지 필사의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변호사 닐 카티알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밤중 진흙탕을 헤치고 6마일(10㎞)을 걸어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킹하기에는 위험한 조건이다. 컨디션이 나쁘거나 일행이 없다면 시도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서커스 공연자인 크리스틴 리라도 소셜미디어에 "내 부츠는 5인치(약 12㎝)인데 진흙의 깊이와 맞먹어 마치 죽마 위에 서 있는 것 같다"며 "제대로 걷거나 운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참가자들이 쓰레기 봉투를 자신의 신발에 덧댄 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유명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행사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뒤 픽업트럭에 몸을 싣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날 오후부터는 다시 비 소식이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밤사이 최대 풍속이 시속 64㎞에 달하는 돌풍과 함께 소나기와 우박이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보했다. 그럼에도 주최 측은 이날 밤 축제 피날레인 12m 크기의 대형 목조 인형을 불 태우는 행사를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버닝맨 축제는 1986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해변에서 벌인 모닥불 파티에서 기원했다. 이후 블랙록 사막으로 무대를 옮겨 매년 8월말부터 9월초까지 개최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간 블랙록 시티에서 공동 생활을 하며 조형 예술 작품을 창작한 뒤 축제 마지막 날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린다.
최근에는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을 비롯해 실리콘밸리 셀럽들이 찾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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