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자자들, '가상자산' 더 산다…왜?

김윤희 기자 2023. 9.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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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의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소속 리서치센터는 기관투자자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기관 투자자들이 거래량 위축과 관계 없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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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 리서치센터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이후 가격 낙관 전망"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기관의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소속 리서치센터는 기관투자자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리서치센터는 ▲비트코인(BTC)과 동일한 투자 효과를 내기 위해 전통 금융 자산 형태로 만들어진 상품인 '비트코인 래퍼' ▲시카고 상업 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가상자산 펀드 운용 자금 규모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 등의 지표를 살폈다.

우선 단기성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이 크게 늘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을 비롯해 미국 대형 금융사들이 투자해 만든 가상자산 거래소 EDXM의 거래 개시 소식, 리플 소송 판결 등 여러 호재가 반영돼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올해 들어 최대 규모로 유입됐다. 이달 둘째 주 기준 비트코인 래퍼 자금의 총 운용 자산은 지난 1월 첫째 주 대비 66% 늘었다.

선물 시장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분석 기간에 CME 선물 시장은 '콘탱고'가 확대됐다. 콘탱고는 상품의 선물 가격이 만기 시 계약의 예상 현물 가격보다 비싸지거나 결제월이 멀어질수록 선물 가격이 높아지는 현상으로 선물 고평가를 일컫는다. 그 외 CME 미체결 약정도 급증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코빗 리서치센터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이후 비트코인 선물 ETF에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고, 이 자금이 선물 시장에서 롱 포지션을 잡으며 미체결 약정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

장기성 기관투자자 자금도 민간 자금 조달 시장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가상자산 펀드 운용 자금 규모는 전 분기 대비 약 19% 커지며 6분기 만에 상승했다. 가상자산 업계 벤처 투자 시장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 것과 맞물린다.

FTX 사태, 실버게이트 및 시그니처뱅크 파산으로 마켓메이커(MM)의 활동이 줄면서 코인베이스 내 기관투자자의 거래량 비중은 감소했다. 그런데도 기관 전용 수탁 및 거래 플랫폼 '코인베이스 프라임' 거래량은 계속 늘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기관 투자자들이 거래량 위축과 관계 없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올해 상반기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 트렌드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연내 미국 증시에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지난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시점은 그레이스케일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블랙록이 해당 소송 결과를 예측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요청 기관별 9월 심사 일정표

실제로 최근 미국 법원은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한 것은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번 판결로 SEC가 비트코인 ETF의 현물과 선물 시장을 구분 짓는 논리가 충분하지 못한 것이 돼 향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봤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출시 후 1년 이내에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측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1990년대 ETF 대중화로 제도권의 투자 대상이 확대되면서 금이나 원유와 같은 비금융권 자산이 대체 투자자산으로 부각됐다”며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기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다면 가상자산의 제도권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가상자산 업계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라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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