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젊은이 소멸 중인데…당장 4년 뒤 국민연금 수급자 대구 시민만큼 증가

권애리 기자 2023. 9. 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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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지난주에 2분기 출생률이 발표되면서 인구 위기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줄어든 인구와 뗄 수 없는 문제가 국민연금 문제인데 국민연금 가입자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지난 1일에 국민연금 최신 통계인 5월 자료가 올라왔는데요. 5월 말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 2천225만 4천964명입니다.

지난 연말과 비교해서는 24만 명 넘게 줄어들었고요.

계절적인 요인 같은 걸 감안해야 하니까 1년 전의 같은 달인 5월과 비교해 봐도 7만 3천 명 가까이 더 적어진 겁니다.

이대로 가면 올해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올해가 마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줄어드는 일은 사실 전에도 몇 번 있기는 했습니다.

특히 최근인 2019년과 2020년에는 2년 연속 줄어들었는데요. 이거는 코로나 영향이 컸습니다. 지역가입자가 2년 연속해서 30~40만 명씩 줄어들었죠. 

하지만 2021년부터 다시 늘어나서 지난해 말에 역대 최고인 2천249만 8천 명까지 기록했는데요. 이 숫자가 국민연금에 있어서도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국민연금을 타가게 될 노년층은 빠르게 두터워지고 있지만 정작 전체 가입자는 줄어들면서 제원 마련에 부담이 늘어날 거라는 게 이미 국민연금의 연구진이 내놓고 있는 전망입니다.

<앵커>

가입자가 줄어든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인구 감소 때문으로 분석되는 거죠.

<기자>

이제 코로나 탓은 할 수가 없고요. 생산 활동 인구, 한마디로 국민연금을 떠받치는 역할을 해야 할 일하는 젊은 층의 인구가 줄고 있는 영향이 크다는 겁니다.

이대로 가면 올해 말에는 지난 연말보다 가입자가 1% 가까이 줄어들어 있을 거고요.

올해 이후로도 계속 줄어들어서 2027년에는 지난 연말보다 86만 명 가까이 줄어 있을 거라는 게 국민연금 연구원의 추산입니다.

86만 명, 그냥 숫자로 들으면 별로 감이 안 올 수도 있지만 지금의 국민연금 가입자 규모에서 현재 청주시의 인구 정도가 통째로 빠져나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지금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세는 인구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기는 합니다.

최근 또 하나의 변수가 임의 가입자, 그러니까 가입 의무는 없는데 자기가 신청해서 가입하는 전업주부나 학생 같은 사람들이 줄어든 영향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건 지난해 가을부터 변경된 건강보험제도입니다.

국민연금을 매년 2천만 원 이상 받으면 가족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가지 못하고 본인이 건보료를 내야 합니다.

이게 부담스러워서 의무가 아닌데 들지는 말자는 분위기가 좀 생겼고요.

또 올해 기준으로 국민연금을 매달 48만 3천 원 이상 받기 시작하면 노년층의 소득 하위 70%에게 그냥 주는 기초연금이 깎이기 시작한단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의가입자는 지금도 전체에서 비중이 1.5% 정도밖에 안 돼서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미미합니다.

젊은이 감소, 인구가 감소하는 탓이 큰 게 맞습니다.

<앵커>

가입자는 이렇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반면에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빠르게 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5월 말 현재로 다달이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 지금 644만 명 정도입니다.

가입자가 7만 3천 명 가까이 줄어들 동안 43만 명 넘게 늘어난 건데요. 앞으로 이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게 됩니다.

청주시 인구만큼의 가입자가 감소했을 것으로 보이는 2027년 말이 되면 받아야 하는 사람은 234만 명 가까이 늘어나게 됩니다.

지금의 대구광역시 인구만큼의 수급자가 그때는 더 추가되어 있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국민연금 개혁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에 많이 비유하죠.

누군가 나서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자꾸만 미뤄지고, 하지만 이대로는 8년 뒤면 적자가 나기 시작해서 2055년이면 재원이 모두 사라지는 무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국민연금 개혁안 초안이 나왔는데요.

매달 내는 보험료율을 올리고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미뤄서 올해 태어난 아이들은 70살이 될 2093년까지 어떻게든 기금이 고갈되지 않게 하자는 목표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놓은 시나리오 내놓은 계산법만 18개, 정해진 건 없고 셈법은 복잡합니다.

다음 달에 정부가 국민연금 운영계획을 정해서 국회에 낼 계획인데요.

자꾸만 미루기 쉬운 이 일이 우리 사회에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절실한 자세로 준비해야 할 겁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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