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과 발전시킨 美의사의 책상, 80여 년만에 한국 온 사연은

정심교 기자 2023. 9. 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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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서양 의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미국인 외과의사의 책상이 8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4일 연세대 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은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Alfred Irving Ludlow, 1875~1961) 박사가 사용한 책상이 지난달 31일에 미국으로부터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 박사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출신의 외과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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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어빙 러들로 박사의 책상. 문이 반만 열리게 지지대를 덧댔고, 그는 문 안쪽을 책상으로 사용했다. 반닫이 전면부에는 호리병과 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사진=세브란스병원


우리나라에서 서양 의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미국인 외과의사의 책상이 8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4일 연세대 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은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Alfred Irving Ludlow, 1875~1961) 박사가 사용한 책상이 지난달 31일에 미국으로부터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 박사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출신의 외과의사였다. 1912년 한국 선교를 자원해 26년 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외과 의사를 지내고 1938년 퇴임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최초의 외과 전문의로 한국 외과를 크게 발전시켰다.

러들로 박사가 사용한 책상은 반닫이였다. 반닫이란 앞면 반을 문으로 만들어 여닫는 형태의 목가구다. 퇴임 이후에 고향으로 가져갔을 만큼 특별한 애착을 가졌다.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Alfred Irving Ludlow, 1875~1961). /사진=세브란스병원

돌아온 반닫이는 화사한 문양이 특징인 경기반닫이다. 전면부에는 황동으로 호리병과 꽃을 새겼고 손잡이 부분도 박쥐 모양이다. 내부에는 서랍을 추가로 설치했고 문을 내리면 책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지지대를 덧댔다.

앞문이 완전히 열려 넘어지지 않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하단에 서랍을 추가한 1800년대 말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가구였다.

원래 소장자는 러들로 박사 생애의 마지막 10여 년간 한집에서 살았던 종손녀(형제자매의 손녀) 낸시(Nancy Ludlow Yahraus) 여사였다. 낸시 여사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미술관(The Cleveland Museum of Art)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 임수아(Sooa Im McCorm1ick) 박사는 '연세대 의료원이 반닫이를 소장하는 게 유물 의미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여사를 설득했다.

임수아 박사는 지난 5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연세의료원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소장자는 물론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으로 국외 소재 문화재가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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