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뽐내는 한국, 물량 공세하는 중국… IFA ‘세력 다툼’[ICT]
한국·미국·독일 기업 합친것보다 많아
삼성 ‘스마트싱스’ 기능 신제품
LG, 프리미엄 가전 대거 공개해
화웨이·오포, 폴더블폰 출사표
TCL ‘돌비 애트모스’ 적용 TV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국제가전박람회(IFA) 2023’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을 비롯, 유수의 스타트업 등 국내 전자업계 165곳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지난해 불참 러시가 이어졌던 중국 기업들이 대거 복귀해 ‘세력 다툼’이 치열하다.
전체 참가 기업의 63%(1293곳)를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독일(228곳), 한국(165곳), 미국(61곳) 등 주요 참가국 기업들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IFA 현장에서 만난 중국인 관람객 펭차오 씨는 “우리 기업 전시관과 한국 기업 전시관을 둘러보는 게 재미있다”며 “이제는 한국 기업 기술을 많이 따라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국 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은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IFA에 ‘의미 있는 연결(Connections that matter)’을 주제로 업계 최대 규모인 6026㎡의 부스를 조성했다. 이날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하반기 신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현재 2억8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등록돼 있는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스마트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 2024년까지 모든 삼성 신제품은 무선인터넷을 지원해 진정한 커넥티드 홈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최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처음에는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혁신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 가능한 삶’을 주제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프리미엄 가전과 에너지 솔루션 등을 대거 공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국 기업들은 IFA에서 TV, 가전뿐 아니라 스마트폰·로봇 등 첨단 정보기술(IT)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개막일인 지난 1일 열린 두 차례 기조연설도 모두 중국 기업 대표들이 차지했다.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스마트폰 기업 아너의 조지 자오 CEO는 ‘내일을 펼쳐라(Unfold Tomorrow)’라는 주제로 연설했고, 중국 가전 기업 하이센스의 피셔 유 CEO가 무대에 섰다. 2019년 IFA에서 화웨이가 개막 연설을 맡은 적은 있지만 기조연설을 연달아 중국 기업이 맡는 건 이례적이다.
중국 업체들은 차세대 스마트폰에 공을 들였다. TV 등 가전 분야에서 삼성·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스마트폰에서도 본격적인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특히 화웨이, 오포, 아너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은 삼성전자가 선도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너는 이번 IFA에서 유럽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다. 자오 CEO는 기조연설에서 ‘아너는 폴더블 스마트폰 세상이 열린 이후 디자인, 기능, 내구성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여왔다. 기술을 사용해 미래의 삶의 경험을 재구성하기 위해 폴더블폰이 각광을 받을 때’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TV 사업에 주력하던 중국 TCL도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았다. TCL은 전자책처럼 백라이트가 없는 재질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음향 기술 업체 돌비의 최신 오디오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를 적용한 TV 신제품도 공개한다. 중국은 로봇과 드론 분야에서도 물량 공세에 나선다. 중국 로봇청소기 1위 업체 에코백스는 벽 모서리 청소에 특화된 사각형 로봇청소기인 ‘디봇 X2 옴니’를, 2019년 이후 4년 만에 IFA에 참가하는 세계 최대 드론 업체 DJI도 신기술을 적용한 최신작을 대거 전시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의 대중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드론 수출 통제에 나선 만큼, DJI 입장에서는 유럽 시장 공략이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하이센스는 도서관 수준의 저소음(44㏈) 식기세척기를 IFA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베를린=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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