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사 ‘홍쌤’의 수시 ‘우주 상향’ 성공 비법
2024학년도 대학입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9월 11일부터 진행되는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대입 원서 접수 점유율 1위 업체 진학사에서 학생들에게 입시 꿀팁을 전수하는 홍성수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9월 11~15일 진행되는 수시 모집 원수 접수 기간을 앞두고 홍성수 진학사 진학TV팀 선임연구원을 만나 수시 지원 팁을 물었다. '진학TV’는 진학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홍 선임연구원은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에서 일하다 본격적으로 영상을 통해 수험생들을 만나고 있다. 2024학년도 입시에서 달라지는 점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했다.
2024학년도 대입 수시 지원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학종에서 변화가 많은 편이에요. 우선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서 미반영되는 항목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서류 100%가 아니라 면접을 도입하는 대학이 늘어났습니다. 최저 수능 등급이나 모집 인원수 변화 같은 디테일을 항목은 대학별 지난해 모집 요강과 올해 모집 요강을 비교해 살펴보시면 됩니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습니다. 수시 경쟁률이나 합격 커트라인이 낮아질까요.
작년에 비해 고3 학생은 3만 명 정도 줄었습니다. 그런데 6모(6월 모의평가) 응시생은 지난해에 비해 1만2000명만 줄었어요. 아무래도 N수생이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실제 수능에서는 N수생이 더 늘어날 거라 예상합니다. 물론 N수생은 정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수시 지원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체감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겁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경쟁률이 낮아져서 입결도 낮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봅니다.
"학령인구 감소, 합격 컷에 영향 안 준다"
2024학년도 사회통합 전형 선발 인원이 약 5300명 늘어났습니다. 입시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요.사회통합 전형은 기회균형전형과 지역균형전형으로 나뉩니다. 기회균형에서 2300명, 지역균형에서 3000명 정원이 늘었습니다. 기회균형에서 늘어난 인원은 특성화고를 졸업한 재직자나 만학도를 위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은 아니죠. 지역균형은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교과를 말하는데, 과거엔 추천이 필요 없던 전형에서 추천이 필요한 방식으로 바뀌며 인원이 늘어난 거라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새로 생긴 학과도 있습니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나 성균관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등이죠. 하지만 2년 전 약대가 학부로 전환될 때 당시 입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평가하는 대학이 대부분이었어요.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게 요지네요.
죄송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나 모집 단위 신설 같은 요소는 입결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9월 모의평가 결과를 어떻게 수시 지원에 이용할 수 있을까요.
9월 모의평가(9모) 성적은 통계를 내볼 때 수능 성적과 가장 유사합니다. 진학사에서 조사한 통계를 보면 9모와 수능을 비교할 때 절반의 학생은 성적을 유지하고, 30% 학생은 하락, 20% 정도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9모 성적으로 수능 성적을 유추해보고 정시로 어느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죠. 진학사 모의 지원이나 '대학어디가’ 홈페이지 과거 입시 결과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향, 소신, 적정 지원을 각각 2개 정도 생각하는 게 기본인가요.
정시를 얼마나 기대하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9모 성적이 잘 나오면 사실 적정 대학에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죠. 정시에서 자신이 없는 경우 적정을 3~4개 정도는 쓰라고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출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도 하고 입결이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높게 나올 수도 있거든요. 올해 전반적으로 수능 최저 등급이 완화되는 대학이 많은데 그럼 작년 입시 결과에 비해 입결이 올라갈 수도 있어요. 작년 기준으로 봤을 때 적정이지만 올해 기준으로는 아닐 수 있는 거죠. 적정을 3~4개, 소신이나 상향을 2~3개 쓰는 걸 추천합니다. 수시에서 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정시 자신 없다면, 적정 3~4개 써라"
학종은 큰 의미가 없어요. 미리 해당 과에 적합한 학생부로 지원하기 때문이죠. 경희대에서 재밌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학종은 첫날 지원한 학생 합격률이 높았다고 하더라고요. 성적이나 학생부 내용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들이 첫날 지원하다 보니 그랬을 겁니다. 교과나 논술 경우엔 조금 유효하다고 봅니다. 논술 전형은 경쟁률이 100:1을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경쟁률이 낮은 학과도 있거든요. 교과 역시 경쟁률이 의미가 있는데, 교과는 내신성적으로 등락이 결정되니 마지막 날 경쟁률을 확인하고 지원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모집 인원 크기에 따라 유불리가 다르다고요.
모집 인원이 각각 3명, 30명인 학과가 있다고 가정하죠. 둘 다 경쟁률이 5:1이라면 한쪽엔 15명, 다른 쪽엔 150명이 지원한 거죠. 자신이 중간 정도의 위치라고 하면 대강 8등, 80등이 됩니다. 모집 인원이 적은 과는 5명만 빠지면 합격할 수 있는데 인원이 많은 쪽은 50명이 빠져나가야 붙을 수 있습니다. 상향 지원을 할 땐 모집 인원이 많은 쪽보다는 적은 쪽을 지원하는 게 의외로 도움이 됩니다.
낮은 성적으로 지원해 합격하는 이른바 '우주 상향’ 성공 팁이 있나요.
사실 뾰족한 수는 없죠. 다만 고려할 점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집 인원이 적은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모집 인원이 많은 쪽은 학생들이 좀 더 촘촘하게 배치되고 그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길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과 전형에서 내신 4점대 학생이 합격한 경우가 있었어요.
공식 발표인가요.
성균관대 측에서 공식 발표한 건 아니지만 설명회 등에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교육학과 모집 인원은 5명이었어요. 경쟁률은 7:1이었고요. 35명이 지원한 셈인데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지 못한 학생이 많이 나왔고, 교육학과가 선호도가 낮은 학과가 아니다 보니 다른 학교로 빠져나간 학생들이 나와서 합격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처럼 선호도가 높은 학과를 노려야 합니다. 선호도가 낮은 학과에 교과를 쓴 학생은 그 학과를 좋아해서 지원했다기보다 입결이 낮은 편이라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지원한 학생이어서 다른 대학에 동시에 붙기 어려워요. 정리하자면 모집 인원이 적으면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을 쓰는 게 적은 가능성이지만 우주 상향을 기대해볼 수 있는 거죠.
수시 지원 정보는 어디서 얻는 게 제일 좋은가요.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스러워하지만 대학 입학처에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해요. 각 대학 입학처에서 딱딱하게 대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사실 저도 모르는 정보는 그곳에 전화로 물어보거든요. 물론 합격, 불합격 여부를 알려주진 않지만 과거 입시 결과라든지 전형 정보 같은 걸 질문하면 굉장히 친절한 답변을 들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대학이 '대학어디가’ 홈페이지를 통해 70% 합격 커트라인 정보를 공개합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사실 학생들의 관심사는 최종 커트라인이죠. 서울권의 몇몇 대학은 이를 발표한 경우도 있으니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서울여대가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통계를 내보니 교과 전형 70% 커트라인과 최종 커트라인 차이가 0.15등급 정도더라고요. 학생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발끈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볼 수 있죠. 우선 그걸 염두에 두는 게 좋습니다. 중요한 건 한 해의 입시 정보가 아니라 적어도 3개년 커트라인을 보는 게 좋습니다. 다른 학과와 비교도 해야 하고요.
3개년 70% 커트라인 평균을 내서 그 성적보다 높으면 붙는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최저 등급이 완화되거나 모집 인원이 달라진 경우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특히 학종의 경우엔 70% 커트라인이 큰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자사고, 특목고 학생이 포함되기 때문이죠. 사실 적절한 기준은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 선배들의 입시 결과입니다. 성적이 낮은 학생도 학종으로 대학에 잘 보내는 고등학교가 있거든요. 세부 특기 사항이나 창의적 체험 활동을 구체적으로 적는 등의 노하우가 있는 학교죠. 과거 선배들의 입시 결과를 고등학교에 물어보고 자신의 성적과 비교하면 좀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시 지원 기간에 수능 공부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나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학생들이 시간을 많이 빼앗겼어요. 방학 때 2~3주 시간을 두고 계속 고치는 학생이 많았는데 올해부터 자소서가 폐지됐습니다. 어느 대학과 학과, 어떤 전형으로 수시 지원을 할지, 학교 추천을 받을 수 있는지, 학생부에서 수정이 필요한 내용이 있는지만 체크하면 되죠. 정시 지원을 감안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수시에 쏟는 시간은 많아도 전체 공부 시간의 30%를 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면접은 연습이 필수, 논술은 대학별 특징 참고"
학생부 기반 면접 비중이 높습니다. 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어떤 걸 탐구했는지를 바탕으로 물어보는 거죠. 학생부를 보면서 자기가 한 활동 중 중요한 걸 체크하고, 관련 개념을 숙지하는 건 기본이겠죠. 예상 질문을 만들고 답변을 미리 연습하는 게 필요합니다. 면접 준비 스터디를 하는 학생도 많아요. 고등학생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상을 앞에 두고 이야기하는 경험이 많지 않죠. 그러니 친구나 가족 등을 앞에 두고 말하는 연습을 해보고, 피드백을 받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유창하게 말하는 게 중요한가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감 있게 또박또박 말하는 게 좋죠. 공대에 지원하는 남학생은 말을 잘하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입학사정관님 중에는 이런 이야기도 하세요. "나도 저 나이 때는 저랬으니까 충분히 감안해 듣는다"고요. 논리적으로 이야기만 맞으면 되지, 유창하게 꾸며내 말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논술 준비를 따로 하지 않고 논술 전형에 지원해도 될까요.
진학TV에는 각 대학 학생들을 인터뷰한 코너가 있습니다. 논술로 입학한 학생 중에 생각보다 준비기간이 길지 않은 경우가 있는 것을 왕왕 봤습니다. 여름방학 때부터 논술 준비를 했다거나, 수능 끝나고 논술 준비를 시작한 케이스죠. 물론 기본적인 역량은 있어야 할 겁니다. 인문 계열은 국어적인 역량, 사회탐구 관련 개념에 대한 배경지식 등이죠. 수리 논술은 워낙 수학 실력이 좌우하는 시험이고요.
정시에 올인하려는 학생도 도전해볼 수 있겠군요.
논술 전형은 경쟁률이 높은 경우 100:1도 흔해서 학생들이 지레 겁을 먹기도 해요. 논술 시험장에 안 오는 학생도 많고, 수능 최저 등급을 못 맞추기도 해서 실질 경쟁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수능이 끝나면 논술에 매진해야죠. 각 대학 홈페이지에 가면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가 있습니다. 과거 논술 기출문제, 문제 출제 의도, 제시문이 속한 교과과정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죠. 이를 통해 각 대학이 원하는 논술 답변 스타일 같은 걸 찾아보면 좋겠어요. 짧은 준비기간이었는데도 합격한 학생 중에는 대학이 원하는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수시 컨설팅은 꼭 필요한가요.
진학사도 수시 컨설팅을 하고 있는 처지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웃음). 하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과거 고등학교 입시 결과가 중요한데 그건 컨설팅 업체에서 알기 어려워요. 학교 선생님이 훨씬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죠. 물론 학생들이 불안감을 느껴서 컨설팅을 받기도 해요. 학교 선생님은 안 된다고 했지만 한번 지원해볼 수 없는지 궁금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건 없습니다. 컨설팅을 받으시되 참고 사항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수시 지원 시 주의해야 하는 게 있나요.
수시 지원 원서는 6개로 제한돼 있잖아요. 그런데 이걸 초과해서 전체 불합격 처리되는 경우가 1년에 몇 명씩 꼭 나와요. 가령 입시 원서를 내는 사이트 아이디를 부모님과 공유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식이죠. 또한 중요한 건 원서 마감 시간이 대학별로 다르다는 겁니다. 올해는 서울대 9월 13일 오후 6시, 고려대는 13일 오후 5시, 연세대는 14일 오후 5시에 마감해요. 6시에 마감하는 대학이 많으니까 5시쯤 지원해야지 생각하면 늦는 거죠. 진학사에서 입시 상담사로 일하는 분의 자녀가 고3일 때 마감 시간 실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만큼 생각보다 놓치기 쉽다는 거죠.
9모와 수시 지원 기간이 끝나면 면학 분위기가 잘 조성되지 않기도 합니다. 11월 수능까지 무엇을 가장 신경 써야 할까요.
학생들이 수시 원서를 6개나 쓰면 '이 중에 하나는 붙겠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편하게 '다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수능 공부에 집중하라고 권해요. 생각보다 N수를 타의로 하게 되는 경우가 꽤 있어요. 아울러 경각심을 드리자면, 올해 N수생이 15만 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9모 성적을 적어도 수능에서 그대로 유지하는 절반 안에 들어가려면 마지막까지 수능 공부에 집중해야 합니다. 수시는 입시의 시작일 뿐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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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호영 기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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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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