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명나방의 습격…이상 기후에 병해충 기승
[KBS 대전] [앵커]
올해 여름은 역대급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연일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졌는데요,
유례없는 이상 기후에 충남 서해안 지역은 농경지마다 벼 잎사귀를 갉아먹는 '혹명나방' 병해충이 확산돼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조정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마가 할퀴고 간 보령의 한 농경지.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벼 잎사귀마다 누렇게 말라갑니다.
그나마 푸릇하게 남은 잎사귀도 벌레가 갉아먹어 힘없이 찢어집니다.
습한 곳을 찾아 벼 줄기의 즙을 빨아 먹는 병해충, 혹명나방 때문입니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로 혹명나방 유충과 성충이 중국에서 서해안 지역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농경지마다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윤태호/농민 : "올해 비가 많이 와서 방조제, 담수호 둑이 터져서 물에 잠기다 보니까 (벼가) 약해져서 병충해가 아주 심해졌어요."]
인근 논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막대기로 벼를 건드리자 혹명나방이 벌떼처럼 날아오릅니다.
이삭이 나오기 전부터 방제를 시작했지만 비가 내린 날이 많다 보니 아무리 뿌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김두영/농민 : "지금쯤 되면 벼가 노릇노릇해져서 한참 황금 들녘으로 변할 시기인데, 혹명나방 때문에 약을 세 번, 네 번씩을 해도 벌레가 죽지 않고…."]
혹명나방 피해 발생률은 충남 서해안 지역만 전체 필지의 31%, 2만 5천여 헥타르에 이르는 면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평년보다 6배 이상 발생한 겁니다.
[이우경/충남농업기술센터 작물환경팀장 : "보통 성충 나방이 날아다니는 시기로부터 7일 내지 10일을 방제해야 되는데, 이때 제대로 정확한 양을 맞춰서 충분한 약을 골고루 정확하게 빠진 데 없이 해야…."]
극단을 오가는 오락가락한 날씨에 병충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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