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애니메이션이 된 내셔널갤러리 명화들
인도 여성작가 날리니 말라니 개인전
영상, 회화와 퍼포먼스 등 선보여
인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여성 미디어아트 작가 날리니 말라니(77)의 대표 영상작품 ‘My Reality is Different’가 한국에 왔다. 2020년 내셔널갤러리 컨템포러리 펠로우쉽 수상 계기로 제작되고 2022년에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전시된 이 작품은 34개의 아이패드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다. 9개의 프로젝터를 통해 투사된 이미지들은 서로 겹쳐지며 공간을 가득 채운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10월 21일까지 날리니 말라니의 개인전 ‘My Reality is Different’를 개최한다. 말라니는 회화, 드로잉, 비디오, 영화, 애니메이션,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며 50년간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작업을 해왔다. 철학, 역사, 신화 속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주제와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불평등, 폭력, 사회적 억압 등 특히 여성과 연관된 문제들을 다뤄온 작가로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2022), 홍콩 M+(2022), 영국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2021),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2017), 등 20여 개 이상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작가의 최근 영상, 회화, 드로잉 작품을 전관에 선보인다. 지하 1층에서는 ‘City of Desires’라는 제목의 날리니 말라니의 신작 벽 드로잉/지우기 퍼포먼스가 갤러리 지하 벽면에 실현된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시리즈는 기억과 잊음, 전통과 경험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날리니 말라니와 현지 여성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되는 작품은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 미술관의 개인전(2023)에서 선보였다. 이번 신작에서는 한국 여성 작가 심래정, 이예주 등 한국 여성 예술가 5명이 날리니 말라니가 소통하며 벽화 페이트와 드로잉 작업을 진행하고, 전시회 종료 시점에 작가의 감독하에 벽화의 지우기 퍼포먼스가 이루어진다.
날리니 말라니가 직접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 이미지들은 살해당한 여인이 사후 세계에서 살인자를 보호하기 위해 본인의 죽음에 대한 흔적을 지우는 행위를 보여준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에서 여성이 짊어지는 과도한 자기희생의 짐을 상징하며, 작가는 이러한 작품을 통해 여성들이 삶에서 이뤄낸 희생과 고통의 문제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게 한다. 선명하고 대담한 색상, 역동적인 선과 움직임이 특징인 날리니 말라니의 영상 작품에서 밝고 화려한 시각적인 특징과는 달리 펼쳐지는 다소 어두운 이야기는 작가가 만들어 내는 화려한 선들에 가려지고 숨겨진다. 본 영상 작품은 최근 2023년 몬트리올 미술관의 디지털 캔버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술관 건물 외벽 전체에 영상을 투사하여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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