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낳아줄 며느리 없나요?”…자녀 대신 ‘맞선’ 나선 부모, 왜?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혼인건수가 감소하며 심각한 저출생 위기에 직면한 일본에서 미혼 자녀의 부모들이 자녀 대신 맞선을 주선하는 행사가 열렸다.

미국 CNN방송은 손주를 볼 가능성이 줄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부모들이 직접 자녀의 소개팅에 나서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컨데, 최근 일본 오사카의 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는 60여명의 남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오미아이(お見合い·맞선) 파티’가 열렸다.

자녀가 30~40대인 60~80대인 부모들은 이 행사에 참가비로 각각 1만4000엔(약 12만6500원)을 냈고, 자녀들의 프로필 사진과 설명이 담긴 설문지 등을 들고 분주히 움직였다.

CNN은 주로 40대 남성의 부모들이 20,30대 여성을 며느리로 맞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경우가 만았다고 전했다. 가장 어린 사람은 28세였고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51세였다.

한 80대 부부는 “49세인 아들이 직장일 때문에 연애할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손주를 원하고 있어 행사에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70대 부부는 “42세인 딸은 자신이 원할 때마다 자유롭게 어울리길 원해서 데이트 상대를 찾지 않고 있다”며 “딸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원하고 딸도 우리가 배우자를 찾는 것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행사 관계자는 “자녀 결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부모들이 이런 행사에 나오는 것을 부끄러워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성사율은 낮은 편이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실제 결혼에 도달하는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한편, 일본의 혼인건수는 지난 2000년에는 79만 8138건, 2010년에는 70만 222건, 2020년에는 52만 5507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21년에는 50만1116건으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51만 9823건으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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