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혜택 원천 차단’ 안우진, 팔꿈치 수술이 기회 되나…군 복무→ML 진출 대비 ‘베스트 시나리오’
[OSEN=고척, 이후광 기자] KBO리그 최고 에이스 안우진(24·키움)은 팔꿈치 수술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재활 기간 동안 병역 의무를 해결한다면 장차 꽃길이 열릴 지도 모른다.
2023시즌 탈삼진 1위(164개), 평균자책점 2위(2.39)로 순항 중이던 안우진은 지난 2일 돌연 시즌 아웃이 결정됐다. 피로누적으로 생긴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는데 검사 과정에서 인대 손상 의심 소견이 나왔고, 정밀 검진 결과 내측 측부 인대 손상이 발견됐다. 안우진은 시즌을 조기에 접고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휘문고 출신의 안우진은 2018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1차 지명을 받은 뒤 작년 15승을 거두며 KBO리그 대표 에이스로 성장했다. 지난해 196이닝 동안 탈삼진 224개를 잡으며 괴물 타이틀을 달았고, 올해 한층 안정된 경기 운영을 더해 24경기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로 순항 중이었다. 탈삼진, 평균자책점은 물론 피안타율 1위(.217), WHIP 2위(1.06), 이닝 3위(150⅔이닝), 퀄리티스타트 4위(16회)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사령탑은 안우진의 갑작스러운 수술 원인으로 체력 과부하를 꼽았다. 전날 고척에서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작년 시즌의 과부하가 올 시즌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올해 스프링캠프 등 모든 준비를 늦게 하고, 휴식도 우리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라며 “우천 취소가 (시즌 도중) 하루씩 껴서 조금 밀렸더라도 이런 악재가 발생할 확률이 적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팔꿈치 인대 재건술은 최대 1년의 재활 기간을 필요로 한다. 9월에 수술을 받는다는 가정 아래 빨라도 내년 시즌 막바지는 돼야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재활이 조금이라도 더디게 진행될 경우 2024시즌을 통째로 쉴 가능성도 있다. 작년부터 KBO리그 최강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안우진 입장에서는 아쉬운 이탈이다. 날개를 펴고 고공행진을 갓 시작했는데 강제로 1년여의 휴식을 취하게 됐다.
그러나 반대로 이번 수술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24살의 안우진은 아직까지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황. 과거 학교폭력 연루로 인해 병역 혜택이 걸려 있는 아시안게임, 올림픽 출전이 원천 차단된 상태라 상무 입대 또는 현역 복무가 현실적 대안이었는데 재활 기간을 군 문제 해결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등장한 것이다.
안우진은 히어로즈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처럼 KBO리그를 넘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야구계 전문가들은 안우진의 구위가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수술을 받고 군 문제까지 해결할 경우 최소 2년 이상의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면 지금의 선택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안우진의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 3일 고척에서 만난 키움 관계자는 “안우진은 이제 막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일단 수술이 먼저라 수술을 받을 병원을 잡아야 한다. 군 입대 문제도 아직 구단과 그 어떤 부분도 상의된 게 없다”라고 밝혔다. 홍원기 감독도 “거기(병역 의무 해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안우진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 전 “시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고, 팬분들께 죄송하다. 개인적인 성적을 떠나 팀이 어려운 시기에 빠지게 돼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 선수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수술 잘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는 약속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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