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기억의 터’ 임옥상 작품, 4일 계획대로 철거”
서울시는 중구 남산 ‘기억의 터’에 설치된 민중미술가 임옥상 작가의 작품을 계획대로 4일 철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6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기억하기 위해 남산 옛 일제강점기 통감 관저 자리에 조성된 기억의 터에는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임씨가 제작한 시설물 2점이 전시돼 있다.
서울시 측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유지·보존하는 것이 공공미술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의미 있는 공간에 성추행 선고를 받은 임씨의 작품을 그대로 남겨 두는 것은 생존해 계신 위안부뿐만 아니라 시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예정대로 이날 임 작가의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철거할 계획이다.
임씨에 대한 1심 징역형 선고 직후 서울시는 해당 두 작품을 포함해 시립 시설 내 설치된 5점을 전부 철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4일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이른바 ‘기억의 터 설립추진위원회’는 편향적인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임씨의 작품을 철거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추진위는 서울시의 철거 방침에 추진위의 작품 소유권, 공법상 약정에 따른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 행위라며 지난달 31일 철거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각하했다.
추진위는 “‘세상의 배꼽’에는 여성주의 작가 윤석남씨의 큰 그림이 새겨져 있고 ‘대지의 눈’은 다섯 권의 증언록에서 발췌한 ‘할머니들의 증언’, 처절한 삶을 딛고 인권운동가로 거듭나신 ‘할머니들 명단’,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끌려가는 소녀’가 새겨져 있어서 기록·기억될 중요한 공작물”이라며 “임 작가의 개인적인 과오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그림과 이름, ‘잊지 말아달라’는 아픈 증언까지 깨부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발했다.
작품 처분은 대안을 마련한 후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측은 “기억의 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간의 의미를 변질시킨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하는 것”이라며 “작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대체 작품을 재설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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