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각장 신설 ‘대못’에 성난 마포주민…소송 등 수단 총동원

서울시 제한적 정보공개에 행정심판위 “더 구체적으로 밝히라” 판정
與 단체장 있는 마포구청도 “결사반대”…장기간 갈등 계속될 듯

지난 3월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 전략환경평가서(초안) 공청회가 열리는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 서문 입구에서 주민 등 마포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 관계자들이 서울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신설 계획을 확정하자,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행정적·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며 ‘2라운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소각장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 의견 수렴의 적정성을 놓고 정보공개 청구와 행정소송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3일 서울시와 마포구 등에 따르면, 마포구 상암동 주민 A 씨는 4월 서울시에 소각장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과 발언자 명단, 후보지별 배점표, 안전성에 관한 자료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회의록을 공개했으나 발언자 명단은 공개했을 때 독립적인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배점표 공개는 불필요한 지역 갈등으로 사업 추진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후보 지역 1개소만 밝히고, 나머지는 A·B·C·D로 표시해 부분 공개했다. 안전성 자료의 경우 주민 공람과 설명회 등을 거쳐 홈페이지에 공개해왔다.

A 씨는 이를 부당하게 여겨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달 8일 "서울시가 비공개 사유와 처분의 근거를 더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정보공개 거부를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해당 정보가 정보공개법 어떤 조항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더 명확히 밝히라는 취지다.

앞서 시는 지난달 31일 마포구 상암동을 신규 소각장 부지로 최종 선정해 발표하면서 다른 후보 지역 목록도 모두 공개했다. 다만 발언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위원회 명단의 경우 향후에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충분한 정보가 사전에 제공됐어야 하는데 여전히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는 "현재 공개된 회의록만으로는 소각장 후보지가 마포구로 결정된 배경을 확인할 수 없어 1일 회의록 전체를 공개해달라"는 민원을 다시 제기한 상태다. 그는 "결정고시가 됐더라도 (그 절차가)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는 알아야 하고, (서울시는) 이에 대해 소송이든 여론의 비판이든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마포구 주민 등으로 구성된 ‘마포소각장 백지화 투쟁본부’는 행정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마포구 또한 이번 결정에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새 소각장 입지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