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차태현이 교복 입은 이유요?”[스경연예연구소]

이다원 기자 2023. 9. 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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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무빙’ 속 전계도 역을 맡은 차태현.



벼랑 끝에 서있던 OTT플랫폼 디즈니+의 멱살을 잡고 살린 건 다름 아닌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감독 박인제)이다. 그간 공개된 시리즈와 달리 높은 화제성과 인기로 매주 수요일 ‘무빙’ 폐인들을 양산해내고 있다.

‘무빙’의 아버지(원작자), 이른바 ‘무버지’인 강풀 작가도 덩달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원작 웹툰 뿐만 아니라 직접 대본까지 쓰며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첫 도전에도 수많은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딱 하나 극 중 전계도(차태현)의 나이가 아주 소소한 논란이 됐다. 특히 10대 전계도를 연기하기 위해 차태현에게 교복을 입힌 건 무리수라는 농담도 나왔다.

‘무빙’ 원작과 대본을 집필한 강풀 작가,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솔직히 제가 차태현에게 미안했어요. 무리한 요구를 해도 받아줘 고맙고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한효주, 조인성, 류승룡도 20년 넘는 시간을 뛰어넘는 캐릭터들을 그대로 연기하는데, 차태현만 예외일 순 없었죠. 그나마 류승룡의 20대 얼굴이 지금과 비슷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만 했어요. 하하. 한효주는 20대와 아이 키우는 40대 엄마를 하고 있고, 김희원 역시 그런데, 20년 세월을 뛰어넘는 게 작품의 규칙이었기 때문에 차태현도 아역을 쓸 순 없었죠. 참 미안합니다. 하하.”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강풀 작가는 ‘무빙’에 관한 질문에 대해 위트있게 답했다.

‘무빙’ 포스터.



[다음은 강풀 작가와 일문일답]

Q. 첫 드라마 대본 집필인데요. 어렵진 않았나요?

A. 처음 대본을 쓰는 터라 제작진이 볼 땐 낯선 형식의 대본이었을텐데, 제작진이 많이 양해해줬어요. 만화 콘티를 쓴다고 생각했지만, 회당 대본 분량이 50페이지가 넘어가기도 했죠. 그럼에도 제가 쓰고자 했던 건 인물들의 서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원작의 느낌 그대로 시간의 역순으로 가려면 20회로 꼭 기획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다행히 ‘원작보다 낫다’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근데 이걸 좋아해야하는 건지 원. 제가 볼 때에도 원작보다 풍성해진 것 같아요. 제 그림으로 어떻게 조인성처럼 잘 생긴 얼굴을 그리겠어요? 하하.

강풀 작가.



Q. 웹툰과 드라마 작업에 모두 참여했어요. 두 작업의 차이가 있다면요?

A. 만화는 중간중간 여백이 많아도 그 간극을 독자들이 채워주지만, 영상은 다 보여줘야 해요. 그 차이점 때문에 처음엔 조금 당황했거든요. 그럼에도 원작 작업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상상력에 제한이 없어졌다는 점이에요. 평생 마감에 매일 시달리느라 마감이 코 앞에 있으면 일단 하고 싶은 걸 못하는 경우도 있고 포기하기도 했는데, 드라마 대본을 쓸 땐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었죠. 제가 쓰면 감독과 배우들이 어떻게 하든지 이걸 구현해낼 거란 맹목적인 믿음이 있었거든요. 하하. 그래서 상상력이 풍성해지는 걸 느꼈어요.

‘무빙’ 속 프랭크 역의 류승범.



Q. 원작에 없는 ‘프랭크’라는 캐릭터에 류승범 캐스팅이 절묘했더라고요.

A. 전반부가 하이틴 멜로 느낌이 강해서 그걸 상쇄하는 캐릭터가 필요했어요. ‘프랭크’는 아예 없었던 캐릭터는 아니고, 구상했던 작품 속 캐릭터라 거기서 가져왔죠. 해외입양아 설정이라 영어도 구사할 줄 알아야 했고, 낯선 느낌도 필요했는데 류승범 말고는 다른 배우가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프랭크’는 나선형으로 주인공들 주변을 돌면서 다가와야 하는데, 류승범이 그 균형을 잘 잡아줬다고 생각해요.

Q.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장주원(류승룡)의 대사가 ‘무빙’을 관통하는 메시지 같은데요. 착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가 궁금해요.

A. 전 아직도 성선설을 믿어요. 세상이 하도 각박하고, 이 믿음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전 그걸 믿고 싶거든요. 위험에 처하면 누구라도 서로 돕는 게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요. 힘을 합쳐 선을 이루는 이야기 구조를 제가 좋아해서 ‘무빙’도 착한 사람이 이기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지금에 와선 그런 메시지가 고지식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전 제가 첫번째 독자라고 생각하고 제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어 보고픈 욕심이 있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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