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마라톤 대표 박민호를 향한 스승의 간절한 기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제자를 생각하는 스승은 뿌듯하고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
“지금까지 29년 동안 팀을 이끌면서 처음으로 마라톤을 2시간10분 대에 끊은 선수를 만났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 대표 박민호(24·코오롱)를 생각하는 장창수 계명대 마라톤팀 감독(64)은 “박민호가 크게 성장한 걸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며 “침체된 한국마라톤을 살릴 큰 선수로 대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지난 3일 통일구간마라톤대회가 열린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제자의 과거를 회상했다. 장 감독은 “민호는 서울 배문고 3학년 때 다치는 바람에 수도권 대학으로 가지 못하고 계명대에 왔다”며 “부상에서 회복해 재기하기 위해 기본기, 체력 중심 훈련을 묵묵히 견딘 제자가 고맙다”고 말했다.
박민호는 고등학교 1, 2학년 국내 중장거리 재목이었다. 그런데 3학년 초 근육을 다치면서 좋은 기록은커녕 레이스 참가조차 쉽지 않았다. 당시 박민호를 키운 배문고 조남홍 감독은 “의지가 강했고 자기 관리도 무섭게 했다”며 “체력, 기술, 밸런스 등 부족한 게 별로 없었다”고 회고했다.
박민호는 계명대에 입학한 후 더욱 독하게 훈련했다. 장 감독은 “체력 70%, 기술 30%로 훈련하면서 점차 기술 비중을 높여갔다”며 “부상 중이라서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훈련한 게 지금처럼 재기에 성공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한 때 민호는 형들을 꼭 따라잡겠다며 우리 집에서 아내(김미경·62)가 해주는 밥을 먹으면서 살기도 했다”며 “마라톤으로 성공하고 싶은 의지가 엄청나게 강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박민호는 현재 한국 남자마라톤 간판이다. 박민호의 최고 기록은 지난 3월 세운 2시간10분13초다. 한국마라톤에서 케냐 귀화 선수인 오주한을 빼고 무려 12년 만에 나온 2시간10분대 기록이었다. 2019년 2시간15분45초에 머문 박민호는 4년 만에 2시간10분대로 진입하는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에서 케냐 출신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전문적인 훈련을 체계적으로 소화한 결과물이다.
박민호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박민호는 쉽지는 않지만,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장 감독은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뿐만 아니라 20년 넘게 깨지지 않는 한국 마라톤 기록을 새롭게 쓰는 선수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남자 마라톤 기록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2000년 기록한 2시간7분 20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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