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플러스'…정부, 新주력산업·전략시장 수출지원책 총동원
미·중·동남아 주력시장 다잡고 '우크라 재건' 등 전략시장 매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8월까지 11개월 연속 이어진 '수출 마이너스(-)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출 품목·지역을 다변화하고 수출 인프라를 보강하는 등 전방위 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자동차·이차전지 수출의 호조세 속에 반도체를 포함한 IT 품목과 선박 수출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지난 6월부터 이어진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중에는 '수출 플러스(+)' 전환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4일 정부가 발표한 '수출 활성화를 위한 추가 지원방안'은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콘텐츠, 원전 등 유망분야의 수출 동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됐다.
수출 지역도 다변화한다. 기존 미국·중국·아세안 중심의 주력 시장에 더해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 등 새로운 전략 시장에서도 현지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연말까지 최대 181조4천억원에 이르는 무역·수출금융 공급 등 '인프라 물량공세'도 이번 지원책에 포함됐다.
주력품목 확대…'반도체·이차전지·車' 넘어 '디지털·콘텐츠·원전'
우선 시스템 반도체 등 첨단반도체 제조공장이 몰려 있는 용인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를 신속히 완성하기 위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7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중 첫 번째 사례다.
PC용 중앙연산장치(CPU), 스마트폰·태블릿용 응용프로세서(AP) 등으로 대표되는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과 세계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 단기 교육과정 등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3천억원 규모의 '반도체생태계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중소·중견기업의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이차전지의 경우 2천억원 규모의 차세대전지 연구개발(R&D)에 대한 신속 예타를 오는 11월까지 추진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나트륨 배터리 등의 개발을 위한 신규 R&D도 추진한다. 가격이 싸고 수명이 긴 나트륨 이차전지 핵심소재 및 셀 제조기술 개발에는 내년도 예산 26억원이 투입된다.
반도체 수출이 주춤하는 사이 수출 강자로 치고 올라온 자동차의 경우 신흥시장으로의 전기차 수출 확대를 추진한다.
정상외교를 활용해 '한·인도네시아 E-모빌리티 협력 양해각서(MOU)'를 이달 중 체결하는 등 급성장하는 신흥국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주력 품목에 더해 유망 분야의 수출 동력도 확충한다.
디지털 전환 수요가 많은 미국과 중동에 '민관 합동 디지털 수출개척단'을 9∼10월 파견하고 온라인 수출을 위한 디지털플랫폼 입점 지원을 미국·중국 등 주력 시장에서 중동·인도 등 새 시장까지 확대한다.
K-콘텐츠·미디어 프로젝트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1조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대형 콘텐츠와 국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원전 수출은 체코, 폴란드 등 신규 원전 도입이 유력한 국가를 대상으로 금융 지원과 맞춤형 세일즈 활동을 펼친다.
체코는 2036년 준공 목표로 원전 1기를 건설할 예정이며, 폴란드도 원전 2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미국·중국·동남아 주력시장 다잡고 중동·중남미·EU 확장
전통적인 주력 시장인 미국·중국·아세안 지역에서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 간 협력을 다진다.
연내 한중경제장관회의, 한중경제협력교류회를 열어 양국 정부·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을 모색한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미래차 등 주력 산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디지털·그린 전환 정책 등의 연계 분야 지원에도 나선다.
최근 1인 가구 맞춤 소비재, 프리미엄 유아용품, 한류 활용 패션의류 등이 부각된 중국 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해외 마케팅 지원에도 매진한다.
지난 8월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 등 제3국 인프라 협력을 늘린다. 구체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에너지, 항만, 공항, 교통 등 인프라와 함께 탄소중립 등 분야에서 공동지원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향후 신(新)전략시장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유럽 내 교두보가 될 폴란드 수주가 꼽힌다.
정부는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 3각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방침이다.
우선 재건 협력과제를 발굴하기 위한 한국·폴란드 차관급 협의체가 9월부터 운영된다.
국토교통부와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간 화상협의,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우크라이나 재건 특별세션 등으로 재건 수요 파악 및 시범 사업 협의에 나선다.
나아가 재건 계획 수립부터 프로젝트 수주까지 재건 과정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대상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경제혁신파트너십프로그램(EIPP) 사업을 발굴한다.
연말까지 민간·공공 합동 최대 181조원 무역·수출금융 공급
정부는 수출기업의 자금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민간·공공이 합동으로 연말까지 최대 181조4천억원 규모의 무역·수출 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 무역금융 잔액 158조6천억원에 새 수출판로 개척 지원 명목으로 17조4천억원의 수출금융을 공급하고, 민간은행 자제 수출 우대상품 5조4천억원을 신설·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민간은행의 대출금리는 최대 1.5%포인트 떨어뜨리고, 보증료도 최대 0.8%포인트 줄여 수출기업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
내년도 수출바우처 지원 규모를 올해보다 238억원 늘린 1천679억원으로 확대하고, 수출바우처 지원 항목도 기존 디자인 개발·홍보·전시회·인증 등 14개 분야에서 수출에 필요한 유해 물질 검사, 현지 사후관리 대행 서비스 등까지 추가로 더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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