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영케이 “제 안의 뜨거운 여름이 한평생 계속됐으면 좋겠어요”[EN:인터뷰①]

황혜진 2023. 9.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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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가수 영케이(Young K)에게는 다채로운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믿듣데'(믿고 듣는 데이식스) 밴드 데이식스(DAY6)의 보컬리스트를 필두로 작사가, 작곡가, 베이시스트, 라디오 DJ, 사람 강영현까지.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지만 그 무엇도 가벼이 대하거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는 '육각형 아티스트'다.

지난 4월 비로소 군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영케이는 9월 4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새 앨범 'Letters with notes'(레터스 위드 노트)로 음악 인생 2막을 활짝 연다. 이번 앨범은 2015년 9월 데이식스로 가요계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첫 솔로 정규 음반이자 2021년 9월 발매한 미니 1집 'Eternal'(이터널)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앨범명 'Letters with notes'는 '음표로 쓴 편지', '음을 붙인 편지'를 의미한다. 제목 그대로 직접 쓴 노랫말과 멜로디를 통해 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싱어송라이터 영케이가 가을의 문턱에서 세상에 띄우는 감미로운 편지인 셈이다.

'오늘만을 너만을 이날을'로 시작되는 앨범은 타이틀곡 '이것밖에는 없다', 'let it be summer'(렛 잇 비 서머), '꿈꾼 (Dreamer)', 'Bungee Jumping'(번지 점핑), 'natural'(내추럴), 'STRANGE'(스트레인지), 'SOUL (Feat. 최엘비)'(소울), 'playground'(플레이그라운드), 'babo'(바보), 'what is..'(왓 이즈..)로 이어진다. 영케이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11트랙 전곡을 주도적으로 작사, 작곡했다. 지난 8년간 자신에게 쥐어진 매일을 성심껏 살아가며 숱한 'Best Part'(베스트 파트)를 빚어 온 그의 새로운 역작이다.

'이것밖에는 없다'는 전작 'Eternal' 타이틀곡 '끝까지 안아 줄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끝까지 안아 줄게라는 말이 무색하게 내 품 안에서 너는 흐느끼고 있네"라는 첫 소절처럼 점점 사라져 가는 사랑을 놓지 못하는 화자의 애달픈 감정선이 1960년대 말 브리티시 사운드의 클래식한 요소, 1980년대 미국 하드 록 발라드 특유의 스트레이트 하면서도 호소력 넘치는 분위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한층 견고해진 영케이의 새로운 목소리가 올가을 리스너들에게 짙은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간 한 줄 한 줄의 문장이 저마다 다른 높낮이의 음표들과 만나 감미로운 한 통의 편지가 되기까지. 누구보다 시간이 빨리 흐르길 바라고 바라며 '오늘만을 너만을 이날을' 고대해 온 글쓴이 영케이를 만나 'Letters with notes'에 켜켜이 담은 오랜 진심과 지금의 최선, 새로운 꿈에 관해 물었다.

Q 2년 만에 컴백을 앞둔 소회가 궁금합니다.

▲ 굉장히 설레고 긴장됩니다.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고요.(웃음) 오랜만에 앨범으로써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사실 가수한테 있어 얼굴을 보여드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빨리 작업을 해서 음악을 들려드리고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Q 앨범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는 언제였고, 앨범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줬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 제대로 녹음을 진행한 건 전역한 이후부터예요. 그전부터 머릿속에 스케치를 해놓고 상상도 했다 보니까 준비 기간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아무래도 곡 작업을 진행할 때는 '현재의 나'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앨범의 한 곡 한 곡이 저마다 다른 느낌을 담고 있기에 그때 당시 제가 좋아했던 장르를 담았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각각의 곡 작업을 하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Q 앨범명이 음표로 쓴 편지를 뜻하는 'Letters with notes'예요. 수신인은 누구인가요?

▲ 수신인은 이 노래들을 듣는 이예요. 앨범명이 음가가 있는 편지를 뜻하기도 하지만 음가가 있는 단어들, 글자들을 의미하기도 해요. 작사가로서 가사를 써 내려갈 때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글자들을 고심해 선택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노래가 몇 분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길이로 이뤄져 있고 음절도 한정돼 있는 상태이다 보니 단어 하나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게 고심해 써 내려간 것들이 모여 'Letters with notes'로 완성됐죠.

Q 완성된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데이식스로서, 또 영케이로서 숱한 명곡들을 만들어 왔기에 '이번 솔로 앨범도 당연히 좋겠지'라는 기대감이 높더라고요.

▲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요. 그러나 100%라고는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네요.(웃음) 95% 정도 될 것 같아요.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도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느꼈어요. 그걸 발전 가능성으로 두고 채워 나가고 싶어요. 새 앨범에 대해서도 기대를 해 주셨다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도 제가 바라는 건 '다음이 기대되는 아티스트'예요. 앞으로도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아티스트였으면 좋겠어요. 이건 영케이로서뿐 아니라 데이식스로서도 그렇고요. 만약 기다려지고 기대된다면, 모두를 충족시키고 만족시키지 못할지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그렇게 모든 곡마다 최선을 다했어요.

Q 신곡에 대한 데이식스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 원필 씨와 도운 씨는 아직 전곡을 들어보지 못했어요. 성진이 형만 모든 곡들을 다 들어본 상태죠. 형이 곡들이 좋다고, 리드미컬한 곡들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해 줬어요.

Q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가 영케이 씨의 첫 솔로 앨범에 대해 "음악을 만드는 친구들에게 항상 강조해 온 말 '가슴으로 시작해서 머리로 완성하자'를 정말 완벽히 해주는 친구"라고 이야기했죠. 이번 앨범 관련해서는 어떤 조언이나 칭찬을 받았나요.

▲ 앨범이 완성되지 않은 작업 단계에서 PD님께 수록곡을 들려드린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타이틀곡이 나와 있지 않았던 상태였죠. 그때도 '너 참 잘한다'고 해 주셨어요. 정확한 워딩은 생각이 안 나지만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웃음) 타이틀곡 관련해서는 아직 피드백을 전해 듣지 못했어요. '가슴으로 시작해 머리로 완성하자'라는 말씀은 굉장히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할 만한 멜로디 등 무엇인가를 노리고 만들면 결과물이 좀 다르게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멜로디나 단어, 그 무엇인가로 시작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 마음에 드는 것만 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정리 단계에서는 냉철하게 '과연 이게 맞는가'라는 의심을 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슴으로 시작해 머리로 완성하는 태도를 이어가려고 해요.

Q 컴백 프로모션 일환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제목이 'HEXAGON: 6 Sides of Young K'던데 영케이 씨도 다양한 분야를 오가는 '육각형 아티스트'로서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잖아요. 육각형 관점에서 아티스트 영케이를 스스로 바라봤을 때 가장 뛰어난 역량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반대로 앞으로 더 채워 나가고 싶은 역량도요.

▲ 헥사곤, 육각형 아티스트라는 칭호가 제 이름 앞에 붙는다는 건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너무나도 영광스럽고, 그런 수식어 덕분에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기도 하고요. 다만 육각형 아티스트.. 스스로 붙인 수식어는 아닙니다.(웃음) 사실 살아가면서 모든 분야에 있어 하면 할수록 부족한 것들이 많다고 느껴요. 음악 작업을 할 때도 그렇고 DJ로서도, 사람으로서도요. 늘 그런 것들을 열심히 채워 나가려고 노력해요. 부족함을 느끼더라도 낙담하기보다 어떤 부분에서 더 발전할 수 있을지에 관해 생각해요.

Q 8월 25일 싱글 형태로 선공개한 수록곡 'let it be summer' 가사 중 '내 안의 뜨거운 여름의 햇빛 그것만은 죽지 않기를 바라지'라는 노랫말이 있더라고요. 어느덧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싱어송라이터 영케이가 한평생 간직하고 싶은 뜨거운 여름의 햇빛 같은 존재는 무엇인가요.

▲ 그 곡을 쓸 때 뜨거운 느낌이 있었어요. 이 뜨거운 여름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아 보고 싶었죠. 사실 겨울도 아름다운 계절이고 봄, 가을도 다 좋지만요.(웃음) 봄부터 겨울까지를 인생의 시작과 끝이라고 놓고 본다면 태어나 자라고 꽃을 피우는 봄이 유아 시절이고, 머리가 하얘지는 시기가 겨울이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자라나며 살아가는 20대~30대를 여름으로 비유해 봤어요. 어느 계절이 오더라도 뜨겁게 불타는 청춘의 느낌을 내가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고, 한평생 가져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사에 담았어요. 'Youth'(유스) 시리즈 앨범(2018년 발매 'Shoot Me'(슛 미)와 'Remember Us'(리멤버 어스)을 작업할 때도 생각한 것이지만 제가 생각하고 정의한 청춘은 몇 살부터 몇 살까지가 아니었어요. 스스로 청춘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정말 청춘이 끝나는 순간인 거죠. 'let it be summer' 역시 내가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한, 계속 청춘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썼어요.

Q 9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첫 솔로 콘서트도 앞뒀어요. 공연자 입장에서 전하고 싶은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 이번 공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새 앨범에 수록된 11곡을 전부 라이브로 들려드린다는 점이에요. 큰 과제이기도 했어요. 쇼케이스가 아니라 콘서트이다 보니까. 콘서트는 쇼케이스와 다르게 즐기러 오는 공간이잖아요. 앨범 발매 전 여는 콘서트다 보니 관객 분들이 11곡을 모르는 채로 오시게 될 테고, 어떻게 하면 모르는 곡들이 대부분인 상태에서 즐기실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콘서트 개최 여부가 정해진 다음부터 더 자신 있게 페스티벌에서 앙코르 곡으로 수록곡을 한 곡씩 부르고 다녔죠.(웃음) 선공개 싱글 'let it be summer'도 발매하고요. 조금이라도 더 친숙하고 익숙하게 콘서트를 보실 수 있도록 먼저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페스티벌 선공개 무대 중 반응이 가장 좋았던 순간은 앙코르가 시작되고 나서 제가 "아직은"이라고 운을 뗄 때였던 것 같네요. "다음으로 들려드릴 곡은 아직은~"이라고 말씀을 드렸거든요. 아마 그때가 함성 소리가 가장 크게 나온 순간이지 않았나.(웃음)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곡을 그 자리에서 선보인다고 이야기할 때 반응이 가장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이번 솔로 앨범 활동 목표는 무엇인가요.

▲ '건강하게 즐겁게'입니다. 매 순간 제가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함께해 주시는 분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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