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영케이 "軍서 한계 도전…뭐든 할 수 있단 자신감 생겼죠" [인터뷰+]
4일 정규 1집 '레터스 위드 노트' 발매
군 전역 후 처음이자 2년만 솔로 컴백
"계속 변화 시도…여러 색 낸다는 게 강점"
"다음이 기대되는 데이식스·영케이 됐으면"
"전역 후에 어떤 것이든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생겼어요. 최고전사대회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한계에 도전했던 경험들이 앞으로의 활동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복무 중에는 '사람들이 나를 잊진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저 돌아왔어요'라고 알리고 싶어서 어떤 일이든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가수 최초로 카투사 복무를 마친 그룹 데이식스 영케이(Young K)의 목소리에서는 묵직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지난 4월 제대 후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 기존에 진행하던 KBS 쿨FM '키스 더 라디오' DJ석에도 다시 앉는 등 '열일' 행보에 박차를 가해온 그는 "돌아왔을 때 여기저기서 불러주셔서 감사했다. 참 다행이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음으로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복무 중이었던 지난해 5월 미8군 최고전사대회에 출전해 카투사 부문 최종 우승을 한 이력만으로도 영케이의 집념과 끈기·성실함을 엿볼 수 있다. 겸손하게도 "운이 좋게 우승한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제대 후 처음 발표하는 앨범에 직접 작사·작곡한 11곡을 빼곡하게 실어 정규로 컴백한 걸 보면 그의 모든 걸음엔 결코 '대충이란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약 2년 만의 솔로 컴백. 영케이는 지난 2021년 9월 미니 1집 '이터널(Eternal)'을 발표한 데 이어 4일 오후 6시 첫 정규앨범 '레터스 위드 노트(Letters with notes)'를 발매한다. 앨범명은 '음표로 쓴 편지', '음을 붙인 편지'를 의미한다. '영케이가 세상에 띄우는 11통의 편지'라는 콘셉트 아래 작가이자 데이식스의 베이시스트, 보컬리스트인 '팔방미인' 영케이의 다채로운 역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케이는 전역하자마자 작업에 매진해 약 4개월 만에 '레터 위드 노트'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가수가 팬과 대중분들께 얼굴을 비치기 위해서는 앨범을 들고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뗀 그는 "나의 스승님인 홍지상 작곡가님도 늘 하는 말인데 발전이 아니라면 변화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새로운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많이 해보지 않은 장르를 다양하게 담으려고 했고, 보컬적으로도 리드미컬한 부분이나 발음 등을 디테일하게 신경 써서 녹음했다. 가사는 더 쉽게 혹은 더 인위적으로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이것밖에는 없다'는 사랑의 감정이 더욱 깊어졌지만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화자의 심경을 애절한 노랫말, 호소력 넘치는 보컬로 표현한 곡이다. 어떤 노력도 통하지 않는 무력한 상태에서도 '나에겐 이것밖에는 없다'며 점점 사라져가는 사랑을 놓지 못하는 애달픈 감정선이 돋보인다.
영케이는 "홍지상 작가님이 '너는 무언가를 놓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잘 놓지 못하는 성향인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 놓지 못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곡으로 풀어내게 됐다"고 전했다.
뮤직비디오에는 트와이스 다현이 출연한다. 섭외 비하인드에 관해 묻자 영케이는 "스토리 라인이 구축된 상태에서 상대 배역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회사의 추천으로 다현 씨가 맡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너무 큰 영광이었다. 현장에 와서도 굉장히 열심히 임해주고 연기도 잘해줬다. 감사할 따름"이라며 다현을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
영케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건 '작사 능력'이다. 공감을 자극하면서도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그의 노랫말은 많은 음악 팬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올 초 영케이가 작사한 걸그룹 하이키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가 음원차트 역주행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던 바다. 최근에도 하이키의 신곡 '서울', 조유리의 '레몬 블랙 티(Lemon Black Tea)' 등의 가사를 썼다.
영케이는 "가수 영케이가 아니라 작가로서 외주가 들어오면 언제든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웃었다.
그는 "아티스트가 누구인지 아는 상태라면 그 사람이 부를 걸 상상하며 작업하기 때문에 나를 위해 작업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 나올 거다. 그 과정에서 변화가 생길 거고 그런 게 다시 나 자신 혹은 데이식스의 음악으로 나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시도와 도전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특히 하이키와 관련해서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몇 년 전에 썼던 곡이라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았었는데, 이번 '서울'은 상대가 누군지 아는 상태에서 썼다"면서 "부르는 상대가 누군지 상상하다 보니 이전과는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기준 162개 곡의 저작권자로 등록된 영케이는 "수입을 전부 아버지가 관리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룹 데이식스로도, 솔로 영케이로도 착실하게 더 높은 곳을 향해가고 있는 그였다. 영케이는 "(좋은) 결과들이 나올 때마다 '나 대단해'라는 생각보다는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이제 어떤 걸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고백했다.
여러 차례 강조한 건 '변화'였다. 그는 "작업이 쌓이면 쌓일수록 답습할까 봐 우려하기도 한다. 실제로 썼다가 어딘가 익숙해서 예전 걸 찾아보면 표현이 그대로 있어서 수정할 때도 있다. 계속해서 (음악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다"고 전했다.
"저 자신을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적어나가려고 해요. 아직 '난 이런 사람이야'라고 정의 내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이전에도 그랬고, 또 이번에 작업할 때도 제 강점과 특색이 무엇인지 생각했는데 잘 찾아내지 못했거든요. 다만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오히려 지금은 여러 색을 낼 수 있다는 게 제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다음이 기대되는 아티스트"로 불리는 거라고. 영케이는 "기다려주고 기대해 준 분들이 있어서 이번 앨범도 발매가 가능한 거였다"면서 "이번 앨범의 노래들이 참 좋다거나 또 듣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 좋겠다. 그리고 데이식스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고 기대된다는 말도 나왔으면 한다"며 웃었다.
끝으로 가사가 좋다는 말과 노래를 잘한다는 말 중에 개인적으로 어떤 게 더 좋냐는 질문을 던졌다.
"흠… 어려운데요"라며 한참을 고민하던 영케이는 입술을 뗐다. "뭐든 너무 좋고 영광이지만 지금은 앨범 작업이 끝나고 라이브가 남았으니 '노래 잘한다'는 말을 선택할게요. 제가 작사도 하고 작곡도 하지만 그래도 가수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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