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높을 때 굳이…” 지난달 대기업 회사채 발행 ‘반토막’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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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리에 영향을 주는 대형 경제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각종 이벤트를 거치면서 국내 금리가 뛰어오른 것도 회사채 발행을 가로막았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기업들이 연초에 채권 발행을 많이 하면서 자금을 선조달한 상태"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되고 내년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회사채를 더 발행할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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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리인하 기대에 하반기도 발행 유인 없어”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최근 금리에 영향을 주는 대형 경제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상반기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긴축 장기화 우려로 회사채 발행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대기업집단(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기준)의 회사채 발행액은 1조3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2조6105억원) 대비 48.2% 급감한 수치다. 지난 7월(3조442억원)과 비교하면 55.6% 급감했다.
대기업집단의 월별 회사채 발행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에는 대체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발행액이 많았다. 대기업집단의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35조67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6조6251억원)보다 33.9% 많았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7.5% 증가한 9조160억원으로 월간 발행액이 9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올해 8월에는 채권 금리에 영향을 주는 대형 이벤트들이 몰리면서 발행이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8월은 기업들의 반기 보고서 제출과 여름휴가 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에는 감소 폭이 더욱 컸다.
지난달 초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고 미국 은행권의 연쇄 신용등급 하향 조정까지 맞물리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어 미국 재무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 계획이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다수가 추가 긴축 필요성을 언급한 연준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금리 상승세를 부추겼다. 아울러 중국 부동산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변수로 떠오르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금리 이슈가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각종 이벤트를 거치면서 국내 금리가 뛰어오른 것도 회사채 발행을 가로막았다. 이달 1일 기준 신용등급이 AA-인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4.447%로 연저점인 3월 24일의 3.928% 대비 51.9bp(1bp=0.01%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22일에는 연 4.569%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제한적인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기업들이 연초에 채권 발행을 많이 하면서 자금을 선조달한 상태”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되고 내년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회사채를 더 발행할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회사채 발행 물량은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여왔는데, 올해는 내년 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그 양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채권시장은 당분간 금리 인상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여전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채권 매수 심리가 확대되기는 어렵다”며 “이달 FOMC를 전후로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돼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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