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몸값 폭등 조짐… ‘리그 꼴찌’ OAK 상대로 쐐기 박는다, 그 다음은 슈어저와 빅뱅?

김태우 기자 2023. 9. 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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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클랜드전에서 시즌 4승에 재도전하는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 류현진은 복귀 후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FA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류현진(36‧토론토)의 이름이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거론되는 일은 없었다. 당시 류현진은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재활 중인 30대 중반의 노장이었다. 사실 누구도 재기를 확신할 수 없었다. 일단 정상적으로 던지는 것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은 선수였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류현진이 복귀 후 건재를 과시해서다. 류현진은 수술 복귀 후 6경기에서 29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48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피안타율은 0.21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3에 불과하다. 구속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구종을 완벽한 제구로 구사하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방망이를 비껴간다. “클래스가 남다르다”는 호평이 절로 나온다.

FA 시장에서의 특급 대어는 한정되어 있다. 팀들이 그 특급 대어만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가진 예산을 필요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대다수 팀들은 선발 로테이션 1~2자리에 문제가 있다. 불펜과 달리 선발은 키워 쓰기가 어렵다. 제대로 된 선발 투수 하나를 키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하위 선발 로테이션의 수요는 항상 있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든, 리빌딩을 하는 팀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단기 계약 베테랑 선발 투수가 필요한 팀들이 류현진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아직 FA 시장에 개장되지도 않아 구체적인 전망을 하는 건 무리지만, 그간 FA 시장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류현진을 현재 한 팀의 에이스로 보기는 어려울 수는 있다. 그러나 우승권 팀의 3~4선발, 리빌딩 팀의 3선발 이상 선수로 보기는 충분하다. 그간의 경력과 올해 실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클러치포인트’가 3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의 오프시즌 타깃 중 하나로 류현진을 지목한 건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 메츠는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달리다가 크게 넘어졌다. 결국 맥스 슈어저(텍사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라는 값비싼 우승 퍼즐들을 다 내다 팔았다. 팀 전력을 정비한 뒤 2025년 이후 우승 도전으로 방향을 다시 잡았다.

즉, 2024년은 재정비의 시기다. 메츠는 이 재정비를 도와줄 선발이 필요하다. ‘클러치포인트’는 ‘류현진은 서류상으로 완벽하게 일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연봉을 높인 1년, 혹은 2년 계약으로 류현진을 디딤돌로 삼은 뒤, 월드시리즈 우승 시점이 됐다고 판단하면 특급 투수를 영입하는 시나리오다. 메츠도 단기 계약이니 부담이 크지 않다. 류현진도 연봉이 높아지고 다음 계약을 위한 발판이 되니 서로 손해가 아니다.

▲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 보강을 노리는 팀들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류현진의 현재 성적이라면 연 평균 금액을 높인 2년 이상의 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연합뉴스/AP통신
▲ 류현진은 구속은 떨어졌지만 노련한 투구와 완벽한 제구력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하고 있다

이런 식의 보강을 노리는 팀들은 수없이 많다. 류현진이 하나의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기서 나온다. 경쟁이 붙으면 몸값도 당연히 뛴다. 결국 남은 경기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으로 얼마나 예쁜 ‘이력서’를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다. 올해 성적에 몸값이 달렸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잔여경기 일정은 꽤 험난한 편이다. 일단 7일 오전 4시 37분부터 열리는 오클랜드와 원정 경기 선발 등판은 확정됐다. 토론토는 이날 류현진을 선발로 예고했다. 류현진은 좌완 JP 시어스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꼴찌팀과 맞붙는다고 해도 항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야구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용이한 팀이다. 오클랜드는 올해 캔자스시티와 더불어 리그 최악의 팀이다. 공격, 수비 다 안 된다. 타선은 리그 최약체 중 하나다. 3일 현재 오클랜드의 올해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69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꼴찌다. 좌완을 상대로 한 OPS도 0.679로 리그 28위다.

류현진은 올해 좌완에 약했던 클리블랜드(좌완 상대 OPS 리그 30위), 콜로라도(OPS 29위)를 상대로 모두 던진 적이 있었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두 팀을 상대로 연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실점은 모두 피홈런에서 나왔다. 오클랜드를 상대로도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류현진은 경력에서 오클랜드전 상대 패전이 없다.

다만 이 경기가 지나가면 일정이 꽤 험난하다. 만만히 볼 팀이 없다. 로테이션대로라면 그 다음 상대는 13일 오전 8시 7분, 텍사스와 홈경기다. 텍사스는 시애틀, 휴스턴과 더불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팀이다. 즉, 토론토의 와일드카드 레이스 경쟁자이기도 하다. 홈 4연전이 대단히 뜨거울 전망이다. 토론토와 텍사스는 예전 기억이 썩 좋지 않은 관계이기도 하다.

▲ 류현진의 7일 선발 맞대결 상대로 예고된 JP 시어스
▲ 오클랜드전 이후 류현진은 텍사스의 베테랑 선발 맥스 슈어저와 맞대결할 가능성이 있다
▲ 험난한 일정에 돌입하기 전 류현진은 오클랜드전에서 기세를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토 구단 SNS

텍사스는 13일 경기 선발 순번이 맥스 슈어저다. 직전 등판 약간의 팔 통증으로 일찍 내려갔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다. 슈어저는 메이저리그 통산 213승을 거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미 3361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사이영상 수상 경력만 세 번이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선수다.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베테랑 투수들끼리의 자존심 대결로 큰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로테이션이 그대로 이어진다고 하면 그 다음은 보스턴 홈 경기에 이어 탬파베이와 2경기를 끝으로 류현진의 올 시즌이 끝나게 된다. 텍사스, 보스턴, 탬파베이 모두 타선에 강점이 있는 팀들이다. 즉, 이들에 앞서 만날 오클랜드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것을 벌고 좋은 분위기 속에 마지막 일정에 돌입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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