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음 간 은행에 내 주민번호로 계좌가?...금융기관의 황당한 명의변경

양동훈 2023. 9. 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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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처음 간 금융기관에 36년 동안 내 주민등록번호로 된 계좌가 있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충남 서산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금고 측은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했고, 돈이 들어있던 누군가의 계좌를 주인 허락도 없이 명의변경 해버렸습니다.

양동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적금 통장을 만들기 위해 충남 서산에 있는 새마을금고를 찾아간 이 모 씨.

새마을금고 방문은 살면서 처음인데, 통장 가입 과정에 전화번호와 주소, 이름 등 개인정보를 수정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계속 받았습니다.

[이 모 씨 / 제보자 : (직원이) 아무 이상 없다, 괜찮다 그랬어요. 그래서 아유 난 찝찝하다, 그러면서 이제 종료가 된 거에요.]

뒤늦게 이유를 알게 된 이 씨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난 1987년 정 모 씨라는 사람이 가입한 출자금 회원 계좌에 무슨 일인지 몰라도 이 씨 주민등록번호가 등록돼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 씨 주민등록번호를 검색하자 정 씨의 회원 정보가 나왔고, 직원이 문제를 확인해 이름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이 씨 걸로 바꾸면서 정보 변경 문자를 받았던 겁니다.

당연히 그간 정 씨 명의로 이뤄진 금융 거래들이 모두 이 씨가 한 게 됐습니다.

이번에 새마을금고를 처음 찾아간 이 씨는 갑자기 1987년에 출자금 통장에 가입한 장기 고객이 돼버렸습니다.

황당한 일은 더 있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정 씨 출자금 통장에 들어 있던 돈을 주인 허락도 없이 이 씨 명의로 바꿔버렸습니다.

이 씨 측이 계속 추궁하기 전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몰랐다며 직원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금융실명제가 도입되기 전에 만들어진 통장이라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가 잘못 적힌 거로 보인다며, 직원이 정 씨와 이 씨가 동일인일 거라 생각해 벌인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창구에 앉아 있던 본인에게 몇 마디 질문만 해 봤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며 답답해했습니다.

[이 모 씨 / 제보자 : 생각할수록 그 새마을금고 그분들이 너무 안이한 거예요. 고객 관리를 그런 식으로 해서 어떻게 거기가 운영이 되나 싶은 생각도 들고….]

이 씨는 새마을금고 측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겠다며 자신도 모르는 금융피해가 있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신용정보조회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 : 장영한

그래픽 : 김진호

YTN 양동훈 (choiks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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