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2호골' 황희찬 조커 역할 톡톡, 부상 복귀 이후 곧바로 득점...'평점 7.7점+패스 성공 92%'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황소' 황희찬이 부상 복귀 이후 다시 득점을 터뜨렸다.
울버햄튼은 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승점 3점(1승 3패, 4득 8실)으로 15위에 머물렀다.
여름 내내 흔들렸던 울버햄튼이다. 치명적인 재정난 끝에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떠나고 게리 오닐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됐다. 지난달 울버햄튼은 "2023-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닐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젊고 유망한 그는 본머스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구단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오닐 감독은 울버햄튼 역대 최연소 사령탑이자 6년 만에 구단을 이끌 영국 출신 감독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선수 시절 포츠머스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오닐 감독은 EPL에서 2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은퇴 이후 2020년 리버풀 23세 이하(U-23) 코치를 거쳐 2021년 본머스 감독에 부임했다. 오닐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부터 시작될 새로운 캠페인을 위해 지휘봉을 잡았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맷 홉스 울버햄튼 스포츠 디렉터는 "오닐 감독을 환영하게 되어 기쁘다. 그는 강한 원칙과 함께 모든 구성원과 두루 지낸다. 우리 선수들은 프리시즌 동안 기량을 보여줬다. 오닐 감독이 선수단을 개선할 것이며 성공을 거두리라 믿는다. 울버햄튼은 오닐 감독을 고대하고 있다.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라고 기뻐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경질된 지 단 하루 만에 사령탑이 교체됐다. 앞서 울버햄튼은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하기로 합의하면서 9개월 동안 이어졌던 지휘가 끝났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해 11월 울버햄튼에 부임한 다음 EPL 안정권으로 이끌었지만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 차이를 인정했으며 원만히 계약을 마치는 것이 모든 당사자에게 있어 최선이라 동의했다. 클럽은 후임자 물색 작업에 착수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브스와 구단 구성원 모두에게 행운이 있길 기원한다. 이 멋진 클럽을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 모두와 함께 이 모험을 즐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매 순간 지지와 도움에 감사를 표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고맙다"라며 작별 인사를 남겼었다.
지난 시즌 울버햄튼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황희찬 완전 영입은 물론 마테우스 누네스, 곤살로 게데스, 네이선 콜린스, 사샤 칼라이지치 등이 영입되면서 전력이 강화됐지만 경기력은 반대였다. 결국 브루노 라즈 감독이 경질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방수로 선임된 로페테기 감독이 임무를 완수했다. 강등권까지 추락했었지만 반등에 성공하면서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지난 시즌 울버햄튼(승점 41)은 EPL 13위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로페테기 감독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을 일이다. 하지만 힘을 실어줘도 모자랄 판국에 재정난 여파로 핵심 전력들이 이탈하고 말았다.
치명적인 재정난 때문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울버햄튼은 스타플레이어를 매각했지만 재정적 플레이(FFP)룰이라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좌절감을 느꼈으며 재정적인 상황이 야망을 제한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울버햄튼은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으며 로페테기 감독 거취도 의심할 여지가 있다. 로페테기 감독은 구단 이적 예산이 심각하게 삭감될 거란 소식을 듣고 좌절했다. 매각으로 9,000만 파운드(약 1,497억 원)를 확보했지만 쓸 수 없다. 향후 12개월 동안 수익을 내야 하는 울버햄튼으로선 엄청난 압박이다"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울버햄튼은 3년 주기로 평가받는 FFP룰을 이미 초과한 상태다. 2020-21시즌 4,500만 파운드(약 749억 원) 손실액과 2021-22시즌 6,000만 파운드(약 998억 원)에서 7,000만 파운드(약 1,164억 원) 손실액을 더하면 최대 1억 500만 파운드(약 1,747억 원)다. 이적시장이 열린 다음 후벵 네베스를 비롯해 주요 선수들이 방출됐지만 FFP룰 마지노선인 1억 1,500만 파운드(약 1,913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로페테기 감독까지 떠나고 오닐 감독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울버햄튼은 1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0-1 패), 2라운드에서 브라이튼(1-4 패)에 연속으로 고배를 마셨지만, 3라운드에서 에버턴(1-0 승),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블랙풀(5-0)을 잡고 연승에 성공했다.
그렇게 돌입한 팰리스 원정. 울버햄튼은 4-4-1-1 포메이션이었다. 원톱 파비우 실바과 세컨드 스트라이커 마테우스 쿠냐가 득점을 노렸다. 미드필드에는 페드로 네투, 마리오 레미나, 주앙 고메스, 파블로 사라비아가 포진했다. 4백은 라얀 아잇-누리,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 넬송 세메두가 호흡했다. 골문은 조세 사가 지켰다.
팽팽했던 승부는 후반전 돌입 이후 균형이 깨졌다. 먼저 앞서나간 쪽은 홈팀 팰리스였다. 후반 11분 타이릭 미첼이 왼쪽 깊숙한 공간까지 오버래핑해 패스를 받았다. 문전으로 낮고 빠르게 크로스가 연결됐다. 중앙으로 뛰어든 오드손 에두아르가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개막 이후 날카로운 결정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울버햄튼은 후반 15분 사라비아를 빼고 황희찬을 넣으며 무게를 더했다. 오닐 감독 승부수가 적중했다. 후반 20분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 네투가 박스 안으로 날크로스를 연결했다. 날카롭게 향한 볼이 가까운 위치에서 기회를 노리던 황희찬 어깨에 맞았다. 굴절된 볼이 오른쪽 구석에 빨려 들어가 그대로 동점골이 됐다.
팰리스는 장-필리프 마테타, 울버햄튼은 부바카르 트라오레를 넣으며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승부는 뒤집히지 않았다. 팰리스는 후반 32분 마테타가 살린 볼을 침착하게 터치한 에베레치 에제가 넘어지면서 슈팅해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터뜨렸다.
끝이 아니었다. 팰리스는 후반 39분 마테타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에두아르가 구석을 노린 슈팅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울버햄튼은 후반 추가시간 네투 크로스를 쿠냐가 헤더로 마무리해 추격골을 기록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울버햄튼은 팰리스에 펠레 스코어로 패배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고무적인 부분은 황희찬 득점이다. 2라운드 브라이튼전에서 골맛을 본 다음 3라운드 에버턴전에서 부상을 당해 우려가 증폭됐다. 하프타임 이후 곧바로 교체된 만큼 결장이 유력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곧바로 교체 명단에 포함됐고 투입 이후 득점까지 성공했다.
문전에서 보여준 집중력이 진가를 발휘했다. 황희찬은 어깨로 터뜨린 천금 같은 득점 이후에도 꾸준히 오른쪽 측면을 누비며 팰리스 수비진을 괴롭혔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황희찬이 터뜨린 골은 기대 득점(xG) 값이 0.06점에 불과하다. 30분 동안 기록한 주요 스텟으로는 유효 슈팅 1회, 드리블 1회, 패스 성공률 92%(12회 시도-11회 성공), 지상 경합 성공률 100%(2회 시도-2회 성공) 등이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황희찬에게 7.4점을 부여했다. 멀티 도움을 기록한 네투(8.5점), 7차례 세이브를 선보인 사(7.8점) 다음 울버햄튼 선수 가운데 3번째로 높았으며 종료 직전 추격골을 터뜨린 쿠냐(7.2점)보다도 높았다. '풋몹'은 7.7점이었다. 마찬가지로 네투(8.6점)과 중원 미드필더 레미나(7.8점) 다음 3번째로 높았다.
이제 황희찬은 태극 마크를 달고 대한민국을 대표한다. 황희찬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된다. 한국은 8일 오전 3시 45분 웨일스 카디프에 위치한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 13일 오전 1시 30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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