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⑭ 역도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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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은 '한국 역도의 전설' 장미란(39)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진천선수촌을 찾은 지난달 16일, 세 번의 도전 끝에 역도 벨트에 사인을 받았다.
김수현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08년 8월 16일, 장미란 차관이 베이징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 140㎏, 용상 186㎏을 들어 당시 세계 신기록인 합계 326㎏으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역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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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피재윤도 가라테 대표로 항저우 동행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은 '한국 역도의 전설' 장미란(39)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진천선수촌을 찾은 지난달 16일, 세 번의 도전 끝에 역도 벨트에 사인을 받았다.
"가서 훈련해"라고 장난스럽게 김수현을 밀어내던 장미란 차관은 "언니, 사인해주세요"라는 거듭된 김수현의 요청에 웃으며 사인했다.
한국 역도는 2010년 광저우 대회 여자 최중량급 장미란 차관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14명의 한국 역사(力士) 중 가장 금메달에 접근한 선수는 김수현이다.
장미란 차관의 사인을 받아내며, 김수현은 금빛 기운도 얻었다.
김수현은 대표적인 '장미란 키즈'다.
김수현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08년 8월 16일, 장미란 차관이 베이징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 140㎏, 용상 186㎏을 들어 당시 세계 신기록인 합계 326㎏으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역도에 입문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때 장미란 선배의 경기를 보고 반했다"며 "곧바로 어머니께 '나 역도 할래'라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어머니는 딸의 선택을 지지했고, 김수현은 남들보다 늦은 중학교 2학년 때 역도를 시작했다.
김수현은 역도를 즐겼고, 고된 훈련도 극복했다. 고교 2학년 때 대표팀에 뽑혀 '우상 장미란'과 만나는 꿈도 이뤘다.
장미란 차관은 미국 유학 중에도 김수현에게 연락하며 후배에게 "잘하고 있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현재 김수현은 한국 여자 역도 간판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 여자 76㎏급에서 인상 108㎏, 용상 137㎏, 합계 245㎏을 들어 합계 3위에 올랐고, 올해 5월 진주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합계 243㎏(인상 109㎏·용상 134㎏)으로 우승했다.
국제대회에서 연거푸 시상대에 오르면서 김수현은 '종합 대회 징크스'에서 탈출할 힘을 얻었다.
김수현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연거푸 4위에 그쳤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는 용상 140㎏를 들면 동메달을 딸 수 있는 상황에서 '노 리프트'(실패) 판정을 받는 불운까지 이어지자 김수현은 "종합대회 메달은 내게 허락되지 않는 건가"라며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김수현은 '긴장'과 '이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김수현은 "그동안 국제대회를 앞두고 너무 오래 긴장한 상태로 훈련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치르면서 조금 더 자유롭게 준비하고 경기해도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과거에 여러 실패를 겪고, 최근에는 국제대회 시상대에 서면서 느낀 게 많다. 자만하지 않되 나를 몰아세우지도 않을 것이다. 웃으면서 경기를 치를 때, 나는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우상' 장미란 차관의 격려에, 남자 친구의 응원까지 더해져 자신감은 더 커졌다.
김수현의 연인 피재윤(22)은 가라테 구미테 남자 75㎏급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김수현은 "(연인이) 함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건, 엄청난 행운 아닌가"라며 "둘 다 후회 없이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 서로 도우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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