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출구 없는 미로, 마약의 위험성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2023. 9.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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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마지막 전쟁이라는 각오로 역량 집중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마약은 단 한번의 투약으로도 강한 중독성을 가진 '출구 없는 미로'다. 실제 마약 중독자들은 중독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빚었던 방송인 로버트 할리도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마약의 쾌락을 잊게 하는 약은 없다며 아예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약의 위험성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지난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불특정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마약음료 협박 사건이 발생했다.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며 이미 일상생활 속까지 광범위하게 마약이 퍼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줘 많은 국민들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

사실 마약 음료 사건 이전에도 우리 사회의 마약 확산 위험 신호는 계속돼 왔다. SNS 등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마약 거래의 무대가 사이버공간으로 확장돼 마약 유통 및 접근이 용이해졌고, 국가 간의 잦은 왕래로 해외유학생 또는 여행객, 외국인 등의 마약 밀반입·투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경기남부청에서 체류외국인 및 탈북민 관련 범죄를 담당하는 3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외국인과 탈북민의 마약 확산이 생각보다 심각해 마약류 범죄가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의 문제임을 깊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마약 확산의 위험성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1월 대전경찰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마약류 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합동 단속 추진단을 구성했다. 청장을 중심으로 대전경찰청 전 기능이 모여 총력 대응을 시작한 것이다. 경찰 대응은 철저한 수사와 단속, 전방위적 마약범죄 예방 교육 및 마약 위험성에 대한 홍보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접근했다.

우선 마약류 범죄에 대한 수사와 단속을 강화하고, 마약류 범죄 집중 단속 기간을 설정하여 경찰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마약류 밀반입·판매 등 마약사범 총 261명을 검거했고, 이 중 26명을 구속하는 등 지난해 동기간 대비 81.3% 늘어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인터넷 공간을 활용해 손쉽게 마약이 유통되는 실태를 감안해 온라인상 마약류 판매 광고글에 대한 적극적인 삭제 및 차단 조치를 실시했다. 마약 유통이 우려되는 유흥업소 등에 대해서도 불시 단속을 실시하여 마약범죄는 반드시 검거·처벌된다는 강력한 경고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전방위적 마약 예방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최근 마약류 범죄의 특징은 저연령층,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학교전담경찰관 등을 통해 대전지역 중고교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총 11만 40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종유형의 마약류 범죄 등 마약범죄 특별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또 외국인 커뮤니티 및 유학생 등 총 9000여 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의 마약금지 사항 및 위반시 처벌내용 등의 교육을 진행하는 등 마약 사용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마약범죄 근절을 위해 대국민 홍보 캠페인에도 앞장서고 있다. 필자를 시작으로 대전시장, 교육감 등 지역내 공공기관장 및 연예인 및 운동선수 등이 'NO EXIT(출구 없는 미로-마약)'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마약범죄 근절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마약 근절 관련 영상 송출, 지역행사 내 홍보부스 설치, 포토존 운영 등 홍보 채널을 다각화해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마약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경찰활동에 대해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상반기에 이어 이달 1일부터 하반기 마약과의 전쟁을 다시 시작했다. 이제는 더 이상 출구 없는 미로를 향해 위험한 손을 뻗는 시민이 없도록 마약과의 마지막 전쟁이라는 각오로 임하고자 한다.

대전경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마약사범 척결을 위한 강력한 단속과 예방을 지속하는 한편, 치료 및 재활 정책도 함께 병행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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