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아파트 바뀐다]③'내가 제일 높아'…청량리, 초고층 주상복합 싸움이야
3대장 대결… 65층 롯데캐슬 초고층
초역세권 미주아파트는 '잠용'
'우리 청량리가 달라졌어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의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집장촌·노후 주택 등 낡은 이미지를 벗고 초고층 단지와 강북 최대 복합환승센터를 품은 동네로 화려한 변신중이다.
'대장 아파트'도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한동안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일대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엔 초고층 신축 주상복합이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하며 가치를 올리는 모습이다.
홍등 꺼지고 초고층 주상복합 불 켜졌다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는 노후 주택과 전통 시장, 집장촌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서 부동산 시장에서 저평가 받아왔다.
특히 청량리역 근처에 집장촌인 '청량리 588'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성매매 업소 200여개가 성업하면서 좀처럼 개발이 진행되지 못하고 슬럼화됐다.
그러다 2018년부터 부동산 상승기에 올라타면서 개발이 본격화하고 2021년 서울시가 집장촌 보전계획을 폐지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여기에 교통 호재까지 추가되면서 '원정 투자' 바람이 부는 등 가격 상승에 불이 붙자 한때는 '청마용성'(청량리·마포·용산·성동구) 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지난해부터는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멈춘 가운데 청량리 역시 불씨가 꺼져가는 듯 했지만 올해 초고층 단지들이 스카이라인을 밀어올리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단지가 △주상복합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최고 65층·1425가구) △주상복합 '청량리역 한양수자인그라시엘'(최고 59층·1152가구) △아파트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최고 40층·220가구) 등이다.
이들은 역세권 비슷한 위치에 모여있고, 청량리와 그 일대에서 보기 힘든 초고층 단지라는 점에서 '청량리 3대장'으로 불린다.
특히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집장촌을 포함한 청량리4구역 재개발 단지로, 청량리의 이미지를 확 바꾸는 동시에 '랜드마크 단지' 자리를 꿰찼다.
강북에서 가장 층수가 높은 주상복합 단지인 데다 청량리역과 붙어 있어 교통, 인프라 등의 편의성도 높다. 이에 2019년 7월 분양 당시 국민평형(전용 84㎡)이 10억원 전후였으나 1순위 청약을 경쟁률 14.4 대 1로 마감했다.▷관련기사:[르포]15개월 기다린 '청량리역 롯데캐슬'…반응은?(2019년7월19일)
대장 '아파트' 다시 나올까?
이같은 흐름에 '리딩 단지'의 바통이 초고층 단지로 넘어갔다.
청량리 일대의 '대장아파트'는 10년 가까이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가 차지했다. 이 아파트는 2397가구의 대규모 단지인 데다 전농초, 동대문중 등 학교가 가까워 실거주 수요가 높다.
한창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9월엔 전용 84㎡가 17억원(18층)에 거래되며 강북에서도 '국평'이 20억원을 넘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하락기에 접어들자 지난해 12월 같은 평형이 10억5000만원(6층)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다시 오르기 시작해 8월엔 13억원(6·7층)에 거래됐다.
그러나 최근엔 롯데캐슬 SKY-L65의 분양권이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전용 84㎡ 대부분이 10억~13억원대 거래되는 가운데 지난 7월 최고 16억5600만원(33층)에 거래가 성사됐다.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분양권도 이달 같은 평형이 최고 15억원(20층)에 팔렸다. 가격으로는 이미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들이 래미안크레시티를 넘어선 셈이다.
아울러 청량리역 역세권인 만큼 교통 호재 영향을 받으면서 한동안 '대장'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량리역은 현재 지하철 1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원선, 경춘선, KTX강릉선이 지난다. 여기에 GTX-B, GTX-C, 면목선, 강북 횡단선도 예정돼 있어 향후 총 10개 노선이 지날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교통 편의는 주거보다는 상권에서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청량리역 일대에 주상복합이 많이 생기 것"이라며 "이미 리딩 단지로 인식받고 있는 롯데캐슬 SKY-L65를 비롯해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들이 다수 들어서면서 일대 가격을 견인할 것"이라고 봤다.
청량리 일대에 정비사업이 다수 추진되고 있는 만큼 향후 신축 아파트로 '대장' 타이틀이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선 청량리역 역세권인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아파트(1089가구)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는 1978년 준공한 아파트로 지난해 12월 최고 35층, 1370가구의 재건축 기본계획이 확정된 상태다.
다만 이 아파트는 아직 조합 설립 추진 중으로 재건축 후 준공까지 갈 길이 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미주아파트 등 정비사업이 추진되면 '신축'이라는 이점으로 가격을 견인하면서 리딩 아파트가 또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민 위원도 "현재는 편의성이 강조된 주상복합 단지들에 관심이 쏠렸는데, 향후 주거지로 기능을 하는 아파트가 신축했을 때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청량리의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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