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고가 레깅스, 왜?

임대환 기자 2023. 9. 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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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레깅스와 요가복 등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의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1000원 숍'으로 불리는 저가 할인점 실적은 하락세를 보여 계층 간 소비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도 소비 경기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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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레깅스 브랜드 ‘룰루레몬’과 저가 할인점 ‘달러 제너럴’ 2분기 실적 엇갈려
저소득층 상황 악화가 원인…美, 소비 지출은 견고할 것
게티이미지뱅크

1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레깅스와 요가복 등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의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1000원 숍’으로 불리는 저가 할인점 실적은 하락세를 보여 계층 간 소비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3일(현지 시간) 고가 운동복을 판매하는 미국 회사 ‘룰루레몬’의 지난 2분기 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고, 매출 총이익도 23% 늘었다고 보도했다.

캘빈 맥도날드 룰루레몬 CEO는 “우리의 기존 고객은 여전히 지갑을 열어 돈을 쓰고 있고, 신규 고객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수익 전망치를 높였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룰루레몬은 개당 10만 원이 훌쩍 넘는 레깅스와 요가복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반면, 역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저가 할인점인 ‘달러 제너럴’은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과 함께 하반기 매출과 이익 전망치도 전보다 더 낮췄다. 달러 제너럴은 1000원 대 저가 제품을 모아놓은 ‘1달러 딜’ 코너를 비롯해 각종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할인점 체인이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1만8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달러 제너럴 측은 최근 소비자 지출이 줄어든 데다 도난 피해가 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제프 오언 달러 제너럴 CEO는 “핵심 고객들이 계속해서 재정적 압박을 느낀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시장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는 “일시적이었던 코로나19 지원금 혜택이 사라지면서 저소득층의 상황이 악화했다”며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품목의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달러 제너럴과 비슷한 할인점 체인 업체인 ‘달러 트리’ 역시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고객들이 몇 년간의 지출 확대 이후 쇼핑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 경제 전문가 섀넌 시리는 “미국의 저소득 가구가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저소득 가구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며 “식료품과 에너지 같은 것들이 그들의 가계 예산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물가 지표로 쓰이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는데,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도 소비 경기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나겔은 “대체로 소비자 지출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바닥이 무너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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