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진흙탕 된 美 '사막 축제'…7만명 갇히고 사망자도 발생

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의 연례 버닝맨 축제장에 먹구름이 드리운 모습. /AFPBBNews=뉴스1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매년 8월 말 열리는 '버닝맨' 축제가 폭우로 인해 조기 중단됐다. 현재 참가자 7만여명이 축제 장소를 빠져나가지 못한 가운데 사망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매체를 종합하면 네바다주 블랙록 시티에서 지난달 27일 시작된 버닝맨 축제가 지난 1일 밤 폭우로 인해 중단됐다. 주최 측은 폭우가 발생하자 참석자들에게 대피소를 안내했다.

현지 경찰은 X(옛 트위터)를 통해 행사 관계자들이 행사가 끝나는 4일까지 입구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입구를 통한 통행이 언제부터 가능할지, 언제 축제 장소를 벗어날 수 있는지도 공지되지 않은 상태다.

버닝맨 축제는 미국 서부 네바다주 블랙록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두 번째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도 7만여개의 자리가 대부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구체적인 신원이나 사망 원인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CNN에 전했다.

버닝맨 축제는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을 비롯해 실리콘밸리 유명 인물들이 찾으면서 유명해졌다.

비가 내리기 전인 지난달 29일 촬영된 네바다주 버닝맨 축제 현장의 위성 사진. /AFPBBNews=뉴스1

버닝맨 축제는 행사 참가자들이 직접 음식과 물, 텐트나 캠핑카 등을 준비하는 게 원칙이어서 주최 측이 의식주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행사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식량, 물, 연료를 절약하라고 당부했다.

행사장의 지난 1일 강우량은 0.5인치(약 12.7㎜)에 불과하다. 다만 이 지역의 연간 강수량이 6.75인치(171.45㎜)인 사막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적은 양의 비로도 홍수가 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버닝맨 참가자들이 물에 잠긴 들판과 진흙 속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동식 화장실, 캠핑카, 각종 짐들도 진흙 속에 뒤덮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