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인용 기저귀 대신 요실금 전용패드, 3040도 겪을 수 있어요”...유한킴벌리 디펜드팀

이신혜 기자 2023. 9.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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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임산부부터 요실금 경험…노화에만 국한된 것 아냐”
생리대 대신 요(尿) 흡수율 높은 요실금 전용 패드
팀원 전원 3040 여성, 소변 배출 위치에 맞는 신제품 선봬
와상환자 위한 IoT 기저귀 개발...내년 시판 목표
24일 서울 송파구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만난 '디펜드' 마케팅팀. 신은주 매니저, 오한나 마케팅 리더, 류지영 매니저(왼쪽부터)/이신혜 기자

“30대 임산부부터 90대 이상 시니어(노년)층까지 누구나 쓸 수 있는 요실금 전용 패드라는 걸 꼭 알리고 싶어요.“

유한킴벌리가 내놓은 성인 요실금 전용 패드인 ‘디펜드’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다. 아직도 요실금 증상이 “나이가 들면 겪는 것”이라는 인상이 강해 요실금을 경험해도 생리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런 오해를 바꾸기 위해 유한킴벌리는 디펜드의 모델을 배우 선우용녀에서 최근에는 42세 배우 오윤아로 바꾸며 요실금의 불편함을 줄이되 활동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성인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기저귀 매대에서 여성용품 매대로 옮겨 ‘디펜드’ 제품을 배치하고, 신제품의 디자인은 생리대와 유사하게 만들며 거부감을 줄이는 등 마케팅 부분에도 신경썼다. 이에 따라 디펜드의 2020~2022년 3년간 연평균 매출 신장률은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3040으로 이뤄진 ‘디펜드’ 마케팅팀 팀원들이 있다. 조선비즈는 최근 서울 송파구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디펜드 마케팅팀의 오한나(45) 마케팅 리더, 류지영(39) 매니저, 신은주(33) 매니저를 만났다.

이들은 여성용품 마케팅부터 원부자재 소싱(조달)까지 다양한 직무를 거쳐 모여진 팀원들로 구성됐다. 시니어사업부로 분류되는 디펜드팀의 막내는 30대 초반일 정도로 팀원 평균 연령은 역대 가장 낮다.

'디펜드' 모델 배우 오윤아. /유한킴벌리 제공

◇ 요실금은 30대부터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연령층 확대 집중

이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노령층이 쓰는 ‘성인용 기저귀’에 국한되지 않고, 임신 및 출산 경험을 가진 성인들까지도 고객 연령층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아직도 ‘요실금’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노화의 과정으로 여겨 숨기려 하거나, 부끄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30대부터도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거다.

오 리더는 “임신하면 방광이 눌리니까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거나 불편하기도 하다”며 “분만 하고 나서도 몸이 돌아오기 전에 일시적으로 요실금을 겪는 분들이 많아 사실상 출산을 앞두거나 경험한 30대 임산부도 요실금을 미미하게라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한킴벌리가 2017년 만 30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여성 1000명,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요실금 경험율을 조사한 결과, 여성 1000명 중 208명이 요실금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중 30대 여성 기준 요실금 경험자는 26명으로, 70세 이상(52명)의 절반 수준이지만 요실금 경험자가 있었다.

남성도 500명 중 73명이 요실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30대 남성 요실금 경험자는 14명으로 40대(9명), 50대(8명) 남성보다 많았으며 60대(18명) 남성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디펜드 마케팅팀은 더 이상 요실금 증상이 단순히 노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류 매니저는 “요실금 제품이 나이 드신 분들, 편찮으신 분들이 쓰는 것들이라고 생각해서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할인점 등에 입점할 때 기저귀 매대 대신 여성용품 매대에 배치하는 등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임산부를 위해 자사몰에서는 매월 1만명 대상으로 아기용 기저귀, 요실금 전용 라이너 등을 담은 무료 허그박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기존 생리대보다 앞부분을 넓게 만든 '디펜드 스타일 패드'. /이신혜 기자

◇생리대와 디펜드는 제품 성분 달라, 고분자흡수체로 찝찝함+냄새 잡았다

이들은 생리대와 요실금 전용 패드의 제품 내 성분이 달라, 요실금을 경험했다면 생리대보다는 전용 패드가 위생상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에는 소변 배출 위치에 맞게 생리대와 달리 뒷부분보다 앞부분이 넓은 ‘스타일 패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류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생리혈하고 요(소변)는 구성이 다르다. 생리혈은 덩어리, 요는 수분 함량이 높다”며 “요실금 전용 패드는 빠른 흡수를 위해 고분자 흡수체(SAP)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높은 흡수율을 위해 고성능의 고분자 흡수체를 쓴다는 것이 설명이다. 고분자흡수체는 수분을 흡수하면 최대 1만배까지 부풀게 되는데 이 흡수체들이 붙으면 흡수 속도 및 착용감이 급격히 저하된다.

그러나 성능이 좋은 고분자는 적은 양을 사용해도 동일한 흡수력을 가져, 반복 흡수 시에도 표면의 보송함을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소취(냄새 제거) 측면에서도 고성능 고분자 흡수체가 더 유리하다.

유한킴벌리의 합작투자사인 ‘킴벌리클락’의 제품안전정에 따라 원부자재 선택도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신 매니저는 “미국 킴벌리클락 규율을 따라야 하는데 조달하는 자재와 관련해 굉장히 엄격한 룰(규칙)을 적용받는다”며 “국내외에서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타사에서 쓰는 자재라도 안전성 우려가 있는 성분은 아예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타사에 비해 까다로운 안전성 검사 및 품질 검사를 마친 제품은 수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입는 요실금 전용 패드인 ‘디펜드 언더웨어’는 올해 4월 기준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이스라엘, 몽골, 뉴질랜드 등 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디펜드 해당 제품 매출의 20% 정도가 수출에서 나온다.

유한킴벌리 디펜드 마케팅팀. /이신혜 기자

◇와상환자 위한 IoT 기저귀 개발에 몰두, 내년 중 시판 목표

입는 요실금 전용 패드, 남성 전용 요실금 패드, 3040을 타깃으로 한 요실금 라이너 패드 등 신제품을 꾸준히 내는 디펜드팀은 내년 중 와상환자(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기저귀 판매에 나선다.

오 리더는 “내년 정도에 시판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IoT 기술을 가진 업체와 협력해 신기술이 접목된 신제품을 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와상환자가 많은 요양 시설이나 가정 내에서 환자와의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 자동으로 소변 배출량이 발생하면 교체시기를 알리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매니저 역시 누구나 나이가 들어 시니어용 기저귀나 요실금 패드를 사용해야 할 경우 조금 더 좋은 품질의 패드를 제때 가는 것이 미래의 ‘나’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요양시설에서 저가의 성인용 기저귀 제품을 구매하고, 제때마다 교체도 어렵다”며 “미래에 그걸 쓰는 대상이 내가 된다고 생각할 때 단순히 가격보다는 흡수가 빠르고 원자재가 좋은 제품을 사용해 샘 방지 및 소취 효과가 좋은 제품을 쓰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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