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엄 형제’들의 화끈한 여름

이승미 기자 2023. 9.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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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하는 형과 연기하는 동생'.

류 씨 형제와 엄 씨 형제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영화계 대표 형제'로 유명한 류승완 감독과 류승범이 각각 '밀수'와 디즈니+ '무빙'으로 나란히 흥행몰이에 성공한 데 이어 엄태화 감독과 엄태구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형제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류 씨 형제가 각각 다른 작품으로 활약했다면 엄 씨 형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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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 ‘밀수’ 500만 관중
동생 류승범 ‘무빙’ 존재감 과시
엄태화 감독·배우 엄태구 형제
영화 ‘콘크리트’에서 의기투합
류승완 감독·류승범·엄태화 감독·엄태구(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디즈니+·CGV아트하우스
‘연출하는 형과 연기하는 동생’.

류 씨 형제와 엄 씨 형제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영화계 대표 형제’로 유명한 류승완 감독과 류승범이 각각 ‘밀수’와 디즈니+ ‘무빙’으로 나란히 흥행몰이에 성공한 데 이어 엄태화 감독과 엄태구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형제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류승완 감독은 7월 26일 개봉한 ‘밀수’로 2일까지 누적관객 502만201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았다. 4편의 한국영화가 잇달아 개봉한 여름 극장가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또 ‘빅4’ 중 가장 먼저 개봉했지만 일찌감치 10위권 밖으로 ‘차트 아웃’ 된 ‘더 문’과 ‘비공식작전’과 달리 여전히 박스오피스 5위권 안에 머무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토론토, 로카르노, 시체스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까지 이어졌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액션의 명수 류승완 감독이 만든 스마트한 복고풍 범죄극”이라면서 “특히 오우삼과 박찬욱 감독에게 경의를 바치는 듯한 액션 연출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류 감독의 동생 류승범은 2004년 드라마 ‘햇빛 쏟아지다’ 이후 20여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 디즈니+ ‘무빙’에서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초능력자를 쫓는 의문의 남자 역을 맡아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달 9일부터 공개 중인 드라마에서 위협적인 카리스마와 압도적인 액션을 선보이며 초반 인기를 견인했다. 류승범의 하이라이트 액션신을 모아 디즈니+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은 조회수 40만 건을 넘었으며 그와 관련된 각종 쇼츠(짧은 영상)는 최대 수백만 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류 씨 형제가 각각 다른 작품으로 활약했다면 엄 씨 형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의기투합했다. 엄태화 감독이 2016 년 ‘가려진 시간’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영화는 지난달 9일 개봉해 현재까지 355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순항 중이다. 조만간 손익분기점인 380만 관객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영화는 대작 재난물이 주는 스펙터클과 스릴을 다루면서도 복잡한 인물의 내면과 사회적 메시지 등을 고루 담았다는 호평과 함께 영화진흥위원회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잉투기’를 주연한 동생 엄태구는 이번 영화에서 노숙자 카메오로 출연해 짧은 분량에도 깊이를 더했다는 평을 받았다. 대지진 이후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에 몰려들어 광기에 젖어 드는 사람들을 외부에서 냉정하고 섬뜩하게 바라보는 역할이다. 엄 감독은 “객관적이고 무게감 있는 시선이 필요했다”며 엄태구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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