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약체 혹평 찢고 '아시아 흑표범' 되려는 안재준 "말보다 결과로 보여준다"[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3. 9.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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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 후 공격수 포지션에 많은 시선이 모였다. 이어 '역대 최약체 최전방'이라는 혹평마저 나왔다.

하지만 황선홍호의 선봉을 책임질 2001년생의 젊은 공격수 안재준(22)은 어떤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칼을 갈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소집 훈련이 시작되는 이날, '부천의 흑표범' 안재준도 비장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한다.

스포츠한국은 안재준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K리그에서의 활약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 대한 소감, 그리고 결의에 찬 출사표를 들어봤다.

ⓒKFA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K리그 선수들과 소집 가능한 해외파들이 참가한 가운데 4일부터 창원에서 훈련을 실시한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2일까지 창원에서 훈련한 뒤 13일 파주 NFC로 이동해 15일까지 추가 훈련을 진행하고 16일 중국으로 출국한다. 19일 쿠웨이트와의 남자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대장정의 막을 연다.

한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질 공격수이자 K리그2 부천 소속의 안재준은 예열을 마쳤다. 안재준은 지난 2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30라운드 충남 아산FC와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안재준은 후반 42분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지 못하고 흘린 공을 가로채 충남 아산 박스 왼쪽으로 질주했다. 안재준의 왼발 슈팅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꽂히면서 부천에게 3연승을 안겼다. 부천은 이 승리로 K리그2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K리그1 울산 현대 유스 출신인 안재준은 현대고등학교 졸업 후 2020년 체코 리그에 진출한 뒤 한국에 돌아와 지난 2021년 부천의 유니폼을 입었다. 부천 3년차인 올해 잠재력을 터뜨린 안재준은 K리그2 19경기 8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올 시즌 선전에 대해 안재준은 "부천 이적 1, 2년차에 후반전 교체로 잠깐씩 뛰고 득점도 별로 올리지 못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 이후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을 더 연구하고 슈팅 등 부족했던 점을 묵묵히 보완했던 게 올 시즌 경기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

청소년기부터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됐던 안재준은 마침내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2022년 개최 예정이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 19로 인해 1년 연기돼 2023년에 열리게 됐고, 마침 안재준이 2023시즌 좋은 활약을 하며 황선홍 감독의 눈에 제대로 들어 항저우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돼 영광이다.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것이기에 잘하고 싶다.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를 앞두고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던 상황이라 마음이 조급했다. 다행히 명단에 들어서 마음 편하게 재활에 집중해 경기장에 돌아올 수 있었다. 현재 컨디션은 80% 정도 올라왔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조금 힘든 것은 있지만 계속 훈련을 하다 보면 아시안게임 전까지는 100% 컨디션을 만들 수 있다."

축하받아야 할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임에도 안재준이 좋은 말만 들은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에서 부천 안재준과 당시 K리그2 FC안양 소속이었던 박재용(現 전북 현대)이 공격수 포지션에 이름을 올리자 일각에서는 '역대 최약체 공격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동국, 박주영, 황의조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구성했던 역대 아시안게임 대표팀 스트라이커 계보와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

안재준은 "나나 (박)재용이 형이나 그런 말들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백 마디 말보다 결과로 증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괜찮고 직선적인 드리블과 침투도 자신 있다. 골 결정력도 올 시즌 확실히 올라왔다고 자부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프로축구연맹

안재준이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활약할 수 있는 공격수라는 점에서 이강인을 비롯한 아시안게임 대표팀 '황금 미드필더진'과의 호흡도 기대할만한 부분이다. 안재준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손발을 맞춰왔던 (고)영준이와의 호흡이 가장 좋다. 올해 3월 카타르 전지훈련에서도 잘 맞았다. 현대고 선배인 (홍)현석이 형과의 조화도 기대된다. 형이 고등학교 3학년, 내가 1학년일 때 잠깐 함께했었다. 학생 때와 지금은 또 다르기에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춰보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준의 별명은 '부천의 흑표범'이다. 안재준은 "흑표범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별명"이라며 "왜 그런 별명을 얻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현역 시절 FC 바르셀로나, 인터 밀란 등에서 뛰었던 사무엘 에투와 같이 드리블과 공간 침투에 능하고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날렵한 공격수가 '흑표범'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점에서 안재준의 플레이 스타일이 별명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부천에서 자신의 장점을 꽃피운 안재준. 이제 본인을 향한 비난을 찢어버리고 '아시아의 흑표범'이 되기 위해 더욱 훈련에 매진한다.

ⓒKFA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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