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문사철 자퇴하고 지방 의대로”…2131명 떠나며 역대최다
인문계열 중도탈락 50% 급증
고려대 문과대를 자퇴하고 2021년 지방대 한의대에 다시 입학한 강 모 씨(27)는 “미래에 대한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는 점 때문에 한의대 진학을 결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씨는 “장수생으로 입학한다는 점이 걱정스러웠지만 학교에 가 보니 저보다 나이가 많은 동기들이 꽤 있었다”며 “학교생활 적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2022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중도탈락자가 2000명대로 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도탈락이란 자퇴, 미등록, 미복학 등으로 학교를 그만둔 것을 뜻한다. 의학계열 진학을 위한 재수 열기가 과열되면서 자퇴생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개 대학 중도탈락자는 2131명으로 전년(1971명)보다 160명(8.1%) 늘었다. 교육부가 2008년 ‘대학알리미’를 통해 대학 관련 정보를 공시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규모다.
서울·연세·고려대 중도탈락자는 2018년 1339명에서 2019년 1415명, 2020년 1624명, 2021년 1971명, 2022년 2131명으로 5년 연속 증가했다. 최근 의대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연고대에서 서울대, 서울대에서 의대를 향한 ‘무한 재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학과는 중도탈락자가 전체 재적학생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는 지난해 전체 재적학생 52명 중 24명(46.2%),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는 52명 중 24명(36.2%)이 중도탈락했다.
가장 많은 중도탈락자가 발생한 학과는 연세대 공학계열로 재적학생 1195명 중 119명이 중도탈락했다. 10명 중 1명이 지난해 학교를 그만둔 셈이다. 2~5위는 고려대 생명공학부(69명), 고려대 생명과학부(65명),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54명), 고려대 경영학과(49명)가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연세·고려대 중도탈락자 중 자연계열은 1388명(65.1%)으로 나타나 직전년도 1484명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반면 인문계열 중도탈락자는 688명으로 전년(456명) 대비 50.8% 급증했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 시행에 따라 인문계열에 입학한 이과생(수학 미적분/기하·과탐 응시 기준)들이 재수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고려대 경영학과는 인문계열에서 가장 많은 중도탈락자가 발생했고, 2~5위는 연세대 인문계열(48명), 상경계열(42명), 경영계열(36명), 언더우드학부(32명) 등이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의 한 교수는 “통합수능 실시 이후 인문계열 중도탈락자가 급증한 것은 이과 출신들의 의대 재도전과 학업 부적응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며 “교차지원으로 입학한 이과생들이 문해력이 필요한 인문계 학업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공계로 다시 진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연고 인문계열에서 중도탈락자가 높아진 원인은 2022학년도 통합수능 적용에 따른 교차지원의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그 외 이과 선호현상으로 인문계 상위권 학생 중 의학계열 또는 이공계열 진학 목표를 두고 중도탈락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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