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외부인 출입에 학생 안전 빨간불" 대학생들 불만 봇물

이수민 기자 2023. 9. 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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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40대 노숙인 무단침입 범행에 학생 커뮤니티 시끌
"국고 보조금 받으니 지역 주민 개방 의무"vs"면학 환경 해쳐"
전남대학교가 세 번째 도서관인 '정보마루'를 임시 개관한 가운데 한 학생이 입장하고 있다.(전남대 제공)2021.3.31/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최근 한 국립대학교 도서관에 노숙인이 무단침입해 숙식을 해결하고 음란물을 시청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생들은 외부인의 출입이 면학 분위기를 해칠 뿐아니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출입 제한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전남대학교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도서관은 학생 안전을 보장하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 게시글 작성자는 "도서관 별관(백도)의 외부인 출입 제한이 시급하다"며 "현재 대학본부 이전으로 인한 출입구 상시개방으로 외부인이라도 발권 등 제한없이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다. (외부인들은)좌석을 사석화해 학생들의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열람실 내에서 통화, 취식을 하는 등 학습 분위기를 저해하곤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가장 큰 문제는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외부인에 의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프린트실에서 컴퓨터로 여성의 나체사진 등 부적절한 영상을 시청하는 남성이 있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사회는 묻지마 범죄의 공포에 빠져있다. 그 공포가 이제는 대학 도서관에도 들이닥쳤다"며 "공공장소에서 성적인 욕망을 자제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인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캠퍼스를 활보한다면 그 결과 또한 상식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는 지난달 주운 학생증으로 도서관에 출입해 음란물을 시청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그는 기숙사 인근에서 주운 학생증으로 도서관에 출입해, 개인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아온 음란물을 시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숙인으로 알려진 이 사람은 도서관 화장실에서 빨래를 하기도 했다.

경찰이 그를 입건하고 주운 학생증과 USB를 회수했지만 학생들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있다. 불만이 지속되자 학교 총학생회는 행정실과 도서관자치위원회와의 면담을 통해 조속한 추후조치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는 국립대 도서관의 문을 마냥 외부인에게 제한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립학교 도서관이 지역사회를 위한 정보센터의 역할을 하고있으며, 지역사회 평생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에게도 개방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목적으로 학술정보를 얻고 새로운 지식을 채우고자 도서관을 찾았던 주민들이 졸지에 학습의 장을 잃어선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지모씨(광주 문흥동)는 "아동 교육 관련 서적을 필요로 하는데 아이가 계속 크니 시기마다 매번 책을 구입해서 읽기 아깝지 않느냐"며 "전남대 도서관을 종종 이용했는데 만일 갑자기 입장을 제한하게 된다면 당황스러울 것 같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졸업한 이모씨(광주 용봉동)는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준비기간동안 학교에 남아 열람실에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도서관 분위기가 뒤숭숭해 걱정"이라면서 "만약 갑자기 외부인 출입을 막는다고 졸업생에게까지 제한이 걸린다면 갈 곳을 잃는다. 외부인의 대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해보인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남대학교는 이용증을 발급한 주민에 한해 외부이용자에게도 중앙도서관(본관·정보마루)의 출입과 자료 열람을 자유롭게 허가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별관의 경우 외부이용증 가입여부와 상관없이 만 18세 이상 광주전남 지역민이라면 '일일이용증' 발권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도서관 이용증을 발급받으려면 학교 홈페이지에 가입한 뒤 신분증을 가지고 직접 방문해 예치금 5만원을 납부하면 가능하다.

도서관 이용증은 △광주전남지역 단체나 기업체 임직원 △언어교육원, 평생교육원 수강생이나 강사 △중학생 이상의 지역주민 △졸업생 혹은 퇴직 교직원 △광주전남톡(KTalk) 독서클럽 회원 등으로 비교적 제한범위가 크지 않다.

현행 수칙에 의해선 누구나에게 도서관의 문이 열려있지만 학생들의 지속적인 불만의 목소리로 인해 언제든 문이 닫길 수 있는 상황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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