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 박사의 쉽터]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면?

이순용 2023. 9. 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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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계 속에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매 순간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사건이나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비교적 잘 이겨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복되는 스트레스를 견뎌내지 못하고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정신적 장애로까지 이어지는 예도 있다.

따라서 '취약성-스트레스 모델'은 정신장애나 이상행동을 외부 환경에서 주어지는 스트레스뿐 아니라 그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특성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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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상담학 박사

[김미선 상담학 박사] 다양한 관계 속에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매 순간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사건이나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비교적 잘 이겨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복되는 스트레스를 견뎌내지 못하고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정신적 장애로까지 이어지는 예도 있다.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심리학에서는 ‘취약성-스트레스 모델(vulnerability-stress model)’이라는 이론을 제시한다.

김미선 상담학 박사
이 모델은 개인의 기질적, 정서적 특성에 따라 환경으로부터 주어지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특정 분야에 유전적, 심리적으로 취약한 개인의 특성이 스트레스 상황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정신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취약성-스트레스 모델’은 정신장애나 이상행동을 외부 환경에서 주어지는 스트레스뿐 아니라 그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특성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파생된 ‘스트레스 누적 모델(stress pileup model)’은 특별히 발달적 관점을 표방한다. 이 모델은 특정 스트레스에 취약한 유전적, 기질적 역할도 인정하지만, 어린 시절 반복적으로 노출되었던 외상이 특정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을 촉진한다고 강조한다. 어려서부터 신체적, 정서적 학대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에 지속해서 노출된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또한 누적된 스트레스는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amygdala)와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 간의 기능적 연결성을 약화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문제해결을 위해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전전두피질을 마비시키고, 과거에 경험한 불안과 공포 기억을 관장하는 편도체를 자극하여 이상행동을 보인다.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에 충동조절력이 약해져 곧 후회할 말을 내뱉고 과격한 행동을 표출하게 된다.

우리의 마음은 현실 그 자체라기보다는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을 인지하는 표상에 불과하다. 어린 시절 부정적인 경험으로 형성된 왜곡된 표상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이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상황이 펼쳐지면 어린 시절 외상 경험에 쉽게 압도된다.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의 외상으로 인해 취약한 스트레스 사건에 부적응적으로 반응하는 자신의 감정과 사고, 행동에 대해 성찰적 접근이 필요하다.

자신의 고통을 알아주고 상처를 보듬어주면 두려운 정서를 자극하는 편도체가 진정되면서 상황을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의 뇌인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다. 더 이상 이렇게 불안해하며 스트레스받을 일이 아니라며 자신을 설득하게 된다. 오래된 습관대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대신 상황에 맞는 사려 깊은 행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아주는 성찰 능력이 상처로 닫힌 마음을 조금씩 치유함으로써 왜곡된 표상을 수정하여 마음에 새로운 길을 내게 된다. 이 능력이 훈련될수록 자기 조절력이 향상되고 관계가 편안해지고 세상을 향한 도전에도 자신감이 생긴다. 매사에 긍정적으로 자신과 타인과 주어진 일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함으로 스트레스를 극복하게 된다. 감정에 ‘반응하는 뇌(reactive brain)‘인 오래된 뇌에서 벗어나 이러한 일이 왜 일어났는지 멈추어 생각하는 ‘숙고하는 뇌(reflective brain)’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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