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실 나서서 계획 철회해야”… 홍범도 흉상 철거 거듭 반기

배민영 2023. 9.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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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은 3일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과 관련해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해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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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국군·육사 정통성 훼손”
與는 “홍 장군, 볼셰비키즘 신봉”
中언론 홍범도 흉상 이전 비판에
박민식 장관 “훈수 사양… 내정간섭”

문재인 전 대통령은 3일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과 관련해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해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홍 장군이 생전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논란에 대해 “그 시기 불가피했던 소련과의 협력을 이유로 독립전쟁의 위업을 폄훼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남루하고 편협한 나라로 떨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일제의 탄압으로 만주에서 연해주로 쫓겨나 소련 땅에 의탁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독립군 부대의 간난신고는 풍찬노숙으로 떠돌면서도 무장 독립투쟁을 계속해 나가려는 불굴의 의지의 표상이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을 뒷전으로 한 채 색깔론으로 ‘이념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문 전 대통령을 엄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홍범도 장군을 “볼셰비키즘(소련 공산주의)을 신봉한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하며 육군사관학교 내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겠다는 정부 결정을 연일 옹호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홍범도 장군이) 볼셰비키즘을 신봉하고, 동족을 향해서도 공산주의자가 아니면 적으로 돌렸다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군의 사표로 삼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3성 장군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독립투사 홍범도’도 맞지만 ‘공산당원 홍범도’도 지울 수 없는 사실”이라며 “반공의 정체성 속에 태동하고 성장·발전해 온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와 국군이 ‘공산당원 홍범도’를 기리고 추앙케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냐”라고 적었다.

한편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SNS 글에서 “대한민국이 중국의 내정간섭을 받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중국 언론이 대한민국 보훈부가 하는 일을 마치 자신들의 정부가 하는 일인 양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만, 이를 사양한다”며 “‘부용치훼’(不容置喙: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표현을 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달 30일 “진정 항일 독립투사를 홀대하는 나라가 대체 어디냐”며 “한국은 육사 내 홍 장군 흉상은 이전하면서, 일본 제국주의 시기 만주군 출신 친일 백선엽 장군으로 대체한다”고 지적했다.

배민영·유지혜·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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